▲ 지난 2013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특허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국정감사가 7일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올해 역시 기업인들에 대한 무더기 증인 호출이 예고되고 있어 재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국감 대상기관이 지난해보다 42곳 늘어난 672곳으로 역대 최고인데다가 굵직한 경제 이슈들이 국감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일반 증인 가운데 기업인들의 비중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해 국감에서 이통3사를 비롯해 롯데 등 대기업 총수 및 임원들이 대거 명단에 포함돼 있어 출석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산자위, 전방위 CEO 호출 

기업 관련 이슈가 많은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하 산자위)는 줄줄이 CEO 호출을 예고하고 있다.

산자위는 ‘동반성장’과 ‘갑을관계’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총 55명의 일반증인과 27명의 참고인을 국감명단에 포함시켰다.

동반성장평가 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문제로 윤동준 포스코 부사장이 출석 요구를 받았다. 또 제2롯데월드 지하 아쿠아리움과 석촌동 일대 안전문제와 관련해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이황직 두산중공업 부사장,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도 명단에 포함됐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 후 후속투자 이행 관련해 김병렬 GS칼텍스 대표, 차화엽 SK종합화학 대표 등이 출석요구를 받았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알뜰주유소 사업 관련한 정유사 입찰 비리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반선장결과 최하 등급을 받은 업체의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해 김청룡 농협유통 CEO, 최종양 이랜드 월드 CEO, 구본건 LF(옛 LG패션) CEO를 부르기로 했다.

이밖에도 신축허가 관련 특혜 시비가 불거진 마리오아울렛의 홍성렬 대표이사, 김한진 이케아코리아 전무 등이 증인대에 오를 예정이다.

정무위원회는 KB금융지주 사태와 관련해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등을 부를 것으로 알려졌다.

미방위, 단통법 이슈 이통3사 CEO 호출

미래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슈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통3사 전현직 임원의 증인 출석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미방위는 단통법 분리공시 무산과 영업보고서상 경비 과대 계상 의혹과 관련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회장 등 이통3사 최고경영자를 모두 참고인으로 불렀다.

배경태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단통법 분리 공시 무산과 관련해 출석을 요구받았다. 또 알뜰폰 및 통신원가 관련 증인으로 맹수호 KTIS 대표를 LG유플러스와의 특허분쟁 관련 증인으로 김성수 서오텔레콤 대표가 명단에 포함됐다.

이밖에도 무궁화위성 불법매각과 관련된 증인으로 이석채 전 KT 회장과 김일영 KT샛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국감 때마다 많은 기업인을 호출했던 환경노동위원회는 올해 33명의 오너를 증인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제2롯데월드 근로자 사망 사고, 페놀 유출사고와 관련해 각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이 명단에 올랐다.

야당이 요구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대표 총수들의 증인 채택은 사실상 무산됐다.

국토위, 대형건설사 빗겨간 반쪽 증진 채택

국토교통위원회는 당초 4대강 담합 신문 등을 위해 대형건설사 대표이사(CEO) 등 사장단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던 계획은 건설사들의 호소로 사실상 증인에서 제외시켰다. 대형사 사장단은 모두 빠졌지만 부영·서해건설 등 중견사 사장들은 증인채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영의 김시병 대표이사는 남양주 진접 임대아파트 분양전환과 입주민 민원 문제로 호출 받았다. 동부건설 이순병 대표이사, 정완대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은 조합 방만운영 등과 관련해 국감 증인석에 오를 예정이다.

항공기 분야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안전보안실장, 진에어·이스타·제주항공·에어부산·티웨이 사장이 각각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형건설사는 사장단 대신 임원진이 증인으로 나온다. 호남고속철도 담합과 관련해 포스코건설 최용석 상무가, 입찰 부당 특약 및 추가공사비 미지급 등 관련과 관련해 김형 삼성물산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재계, 불편한 표정 역력 

기업인에 대한 증인 채택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보여주기 식’, ‘막무가내식’ 증인 채택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기업인에 대한 국감 출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회에서는 아직까지도 기업총수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출석이 예고된 기업 총수들은 국회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국감 출석 요구에 대해 불편한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6일 입장자료를 통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기업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영계는 기업인 증인 신청이 최소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총은 “최근 국정감사는 정책감사라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기업감사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며 “국회는 정책감사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증인소환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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