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엔씨소프트 등 표대결 예고 상장사 주목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27일 역대최대 규모인 800여개 이상의 상장사들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연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상장법인 276개사, 코스닥시장상장법인 514개사, 코넥스시장상장법인 20개사 등 총 810개사가 정기주총을 열게 된다.

전체 12월 결산법인 1836개사 가운데 45%에 달한다. 지난달 중순부터 약 한 달 반가량 이어진 정기주총 시즌에서 상장사 절반가까이가 몰려있는 셈이다.

800여개에 달하는 주총 중에서도 엔씨소프트,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중공업 등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동안 갈등과 화해를 반복해왔던 2대 주주 쉰들러홀딩아게(AG)와의 힘겨루기를 앞두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주총에서 주식수(수권자본)확대 등에 대한 정관 변경 여부가 핵심 의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아게(AG)는 발행 주식 수를 2000만주에서 6000만주로 늘리고,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증권 발행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 주총은 사외 이사 선임 안건과 노조의 항의 여부가 관심사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7일 주총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인 송기영 변호사가 지배주주 정몽준씨의 측근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총에서 희망퇴직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해 항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 논란이 있었던 엔씨소프트는 최대 주주인 넥슨의 주주 권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차 충돌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넥슨은 자사주 소각과 김택진 대표 이사 가족의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 공개 등을 요청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배당 선언을 한 KT의 경우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총 전 사내 주주들의 이석채 전 회장의 비자금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다 명예퇴직에 따른 재무부담을 이유로 지난해 회계연도 배당을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무배당은 KT가 민영화된 이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주요 금융사들의 주총도 주목된다. KB금융지주를 비롯해 BS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 등 주요 금융사들의 정기주총이 개최된다. K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전원 교체할 예정이다.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새 인물이 내정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 주총의 경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와 사내이사에 지급되는 장기인센티브 스톡그랜트 한도를 5만주에서 7만주로 늘리는 안건이 상정된다. 대신 보수총한도는 60억원에서 45억원으로 낮춰 안건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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