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화합으로 합의의 정치·책임정치 이끌 터”

▲ 정갑윤(64·울산 중구) 국회 부의장은 지난 7월 31일 <뉴스포스트>와 대담을 갖고 상생의 정치에 대한 노하우를 들려주고 있다.(사진=설석용 기자)

내년 총선승리 통해 향후 국회의장 도전 뜻 피력

우리경제 활성화·발전 위해 ‘차등의결권 도입’ 필요

[뉴스포스트=대담/이완재 편집국장, 취재 및 사진·정리/설석용 기자] 국회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보좌하는 부의장 자리는 여당과 야당의 몫 각각 한 명씩 두 사람이 존재한다. 여당 몫으로 한축을 맡고 있는 인물이 새누리당 소속의 정갑윤 부의장(64·사진)이다.

정 부의장은 울산에서 나고 자라 2002년 제16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울산 중구에서 내리 4선을 지냈다. 중앙정치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중이지만 그 어느 국회의원보다 고향인 울산사랑이 지극하기로 소문 난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정 부의장의 이런 고향 사랑은 지난 7월 15일 울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그는 지역 정치권의 좌장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에서 수행하며 그의 존재감을 새삼 확인시켰다. 신실한 불교신자로 국회 내 불교신도 모임인 정각회 명예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평소 나눔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실천의 소유자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정 부의장으로부터 최근 정치 현안과 그만의 상생정치 노하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삼복 더위가 절정이던 지난 7월 31일 여의도 국회 정 부의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정갑윤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집안이 매우 가난해 어려운 형편에 있는 제게 유년시절부터 (경남)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대학 입학 이후 형님이 하시던 사업이 나아지면서 집안이 괜찮아졌다. 그러면서 제가 어려울 때 받았던 주의의 나눔에 대해 갚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청년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야학교사 활동, 울산재건학교 건립 등 많은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였으며, JC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게 되었다. 지역에 대한 더 큰 봉사와 나눔을 위해 주변으로부터 정치 권유가 있었고, 1991년 경남도의원 당선을 통해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사회 그늘진 곳에 나눔을 실천하자’는 것이 정치를 하고자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다.”

-국회 부의장으로서 갖는 바람직한 국회상과 원만한 국회운영의 비결이 있다면.
“지금의 정치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소통과 화합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여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바른 정치’를 복원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렸던 거친 몸싸움은 사라졌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아직 성에 차지 않는 게 현실이다. 여야가 대립의 관계를 넘어서 무엇이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야할 것이다. 저 역시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여야를 넘어 합의의 정치, 책임의 정치를 이끌어 갈 것이다. 국회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민주주의의 가치가 존중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미국 순방중인 자당 김무성 대표의 ‘정당외교’ 어떻게 보는가.
"대표 취임 1년 만에 가는 것은 오히려 좀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일찍 다녀왔어야 했다. 다음에 대통령 출마후보자가 되면 그때 후보자 입장으로 다시 한 번 가면 된다. 참전용사들을 만난 것은 참 잘했다. 6・25가 발발했을 때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가 지금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65년 전에 미국 내에서 ‘코리아’를 알고 있던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수많은 병력이 사망했다. 그때 미국이 아니었으면 지금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없었을 것이다. 동맹, 혈맹 국가다. 선택의 의지가 없는 것이다. 서로 양국간에 돈독한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유일한 분단국가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봐라. 온갖 이유를 다 가져다 비판해선 안 된다.”

 

김무성 대표 미국순방길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경제와 민생살리기 위해 경제인 특별사면 필요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8・15 특별사면과 관련, 경제인, 기업인들의 특별사면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치인들 중에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부의장 중 최초가 나일 것이다. 나는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줄곧 ‘경제살리기’를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그러나 정부는 정책을 내놓을 뿐이다. ‘경제살리기’는 경제인들이 하는 거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너무 위중하다. 경제가 나쁘니까 민심이 다 돌아서버린다. 경제를 살리고 민심을 수습해야 한다. 경제가 잘 돌아가면 민심은 저절로 수습된다. 경제인, 기업인들을 특별 사면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민생살리기 위해 특별 대 사면을 하자. 국민 대 화합을 통해 ‘경제살리기’를 하자.”

 

▲ 지난 7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울산 태화시장 방문에 동행하고 있는 정갑윤 국회 부의장.(사진=정갑윤 부의장실 제공)

-지난 7월 15일 울산을 방문,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대통령과 동행했다.
“전국 17개 센터 선포식이 있었지만 (대통령께서) 유일하게 울산은 투어를 하셨다. 16개 센터는 그냥 선포식 이후 바로 가셨다. 민심을 살펴야 했다. 메르스 사태로 시민들이 재래시장에 나오질 않았다. 메르스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 날이 울산에서 사장 큰 5일장을 하는 시장을 방문하신 거다. 2013년 대통령 후보시절에 (울산)지역에 오셔서 시장을 방문하셨다. 그때 대통령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약속을 하시고 이번에 약속을 지키신 것이다.”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향후 국회의장에도 도전할 생각도 있는지.
“내년 총선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의장 출마와 관련해서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욕심은 있다. 그런 꿈 없으면 정치하면 안 된다.”

-다년간 의정활동을 통한 여야 상생정치의 노하우가 있다면.
“(얼마 전) 봉암사라는 대단한 불교 수도원에 가서 하루 잔 적이 있다. 새벽에 눈을 뜨니 4시였다. 책을 조금 읽었는데, 공자와 제자들 이야기다. 제자들은 공자에게 ‘선생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으십니까’라고 제자가 공자에게 묻자, 공자는 ‘서(恕)’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서(恕)는 ‘용서’의 ‘서’이다. 같을 여 밑에 마음심. 다시 말해 같은 마음이라는 말이다. 너와 내가 마음이 같다는 식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 마음이 같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유일한 분단국가라 이념의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이 잘 돼야 한다는 마음을 전제로 해서 간다면 서로 이해하고 배려, 양보해야 한다.”

-지역구인 울산 중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과 이를 위한 노력은.
“현재 저의 지역구인 울산 중구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보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성공적인 정착이다. 특히, 이 지역은 다운동 연구단지의 나노-화학-바이오 연구기관, 혁신도시의 에너지-IT분야 R&D연구기관, 그리고 장현동 첨단도시산업단지로 이어지는 창조 경제 벨트가 구축되어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아울러 구도심지역 재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상권 활성화, 공사가 진행 중인 옥동-농소 간 도로와 동천제방도로 등 인프라 구축도 매우 중요하다. 저의 지역구인 중구를 넘어 울산 전체를 본다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립산업박물관 건립, 산재모병원 건립, 외곽순환도로 건설, 원전해체 연구센터 유치 등 울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많이 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이어 국회부의장으로써 지역의 현안 해결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2조원 이상의 국비를 확보함으로써 울산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울산 최초의 국회부의장으로써 중앙과 지방을 잇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최근 부의장께서 발의할 계획으로 알려진 차등의결권 도입 등이 핫이슈다.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최근 삼성과 엘리엇 사태를 통해 보듯이, 단기 차익만을 노린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한국 기업의 경영권 방어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실 차등의결권 도입 등은 오래 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었고, 지난 2008년에도 유사한 법률이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했다. 이유는 우리 사회에 여전한 反기업 정서에 밀려 제대로 된 논의도 못하고 번번이 좌절되어 온 것이다. 그리고 최근 상황에 맞아떨어져 여론이 대기업 오너 경영 강화라는 오해도 있지만, 차등의결권 제도는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모자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이 경영권 위협을 신경 쓰지 않고 적극적으로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술과 기업을 보호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꼭 필요한 제도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경우에도 구글, 페이스북을 포함한 IT벤처기업 회사들이 상장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잘못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을 때는 채찍질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마음 놓고 기업 활동에 매진하고, 침체된 우리 경제의 활력과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당근도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 본보 이완재 편집국장(우)와 인터뷰하고 있는 정갑윤 국회 부의장.(사진=설석용 기자)

 

나눔으로 노블레스오블리주 실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과 확산을 위해 노력하신다. 관련한 활동과 향후의 계획은.
“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한마디로 ‘나눔’이라고 할 수 있다. 제가 가진 것을 조금씩 우리 사회에 환원할 때 사회는 밝아지고 따뜻해질 것이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어릴 적 받은 주변의 도움을 성인되면서 조금씩 갚아오고 있었다. 특히, 국회의원이 된 후 2008년부터 매월 세비의 10%정도를 따로 떼어 지역 복지단체에 쌀을 기부하고, 모친의 장례 부의금을 기부하였다. 이렇게 나눔 활동을 지속하다보니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도 가입하게 되었고, 더 큰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다. 올해 초에는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를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하였고,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 확대를 위해 기부와 관련된 저의 인생을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나눔의 확산을 위해 사회지도층, 특히 정치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지역구민께 한 말씀.
“지금의 국회를 보면 우리 정치가 과연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 매년 실패로 반복되는 정치 그리고 실종된 국회를 볼 때면 국민들이 분노와 함께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하신다. 하지만, 결국 희망은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애정은 갖지 못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는 병을 앓는 환자를 살려냈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희망을 버리는 것을 죄악이라고 했다. 지난 60년간 한국은 도전과 희망의 역사로 기적의 발전을 이루었고 그 안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치’가 한 가운데에 있었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며 더불어 하는 것이다. ‘혼자가면 빨리 갈수 있지만, 멀리 가기 위해서는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정치도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가야 살 수 있고,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부의장으로서 여야 간의 소통과 중재역할을 충실히 해 국민이 정치에 사랑과 신뢰를 주고,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참된 정치’, ‘민주주의 가치가 존중되는 정치’가 되도록 제 모든 것을 쏟겠다.”

 

▷정갑윤 부의장은
-1950년 11월 울산 출생
-1974년 울산공과대학 화학공학 졸업
-전) (주)해성목재 대표
-1991년 제4대 경남도의회 의원
-제 16, 17, 18, 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울산 중구)
-2011년 6월 ~ 2012년 6월 제18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현) 한-인도 의원친선협회 회장
-현) 한-일 의원연맹 부회장
-현) 국회의원 불자모임 정각회 명예회장
-현) 제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현) 제19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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