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5% 금리 유지, 연내 인상 시사…글로벌 경제 상황 예의 주시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이하 연준)가 17일(현지시간)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7일 세계 경제의 약화 우려, 계속되고 있는 낮은 인플레 및 불안정한 금융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 금리를 현재의 초저금리(0~0.25%) 수준에 동결시키로 결정했다.

세계가 예의 주시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감하면서 연준 고위 관리들은 미국 고용 시장이 견실하게 자리잡았지만 최근의 세계 경제 상황이 경제 활동을 제한시키고 있으며 이미 낮아진 인플레를 더 아래로 끌어내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해외 경제와 금융시장 혼란을 우려한 판단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급격한 약화 조짐은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심화시켰다.

연준의 최신 인플레 평가치는 1.2%이며 미 인플레는 3년 넘게 2% 아래에 묶여있었다.

금리인상 가능성의 여지도 남겼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 금리 동결 결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며 “10월 회의에서 인상이 결정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금리 동결이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금리 동결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를 다시 신중하게 바라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8월5일부터 전일(1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물을 연이어 쏟아내며 5조5419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또 업계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 옐런 의장의 발언을 살펴봤을 때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신호라고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 결과가 세계 경제와 시장에 대한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미국의 금리 동결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동결과 관련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단기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이번 결정이 ‘도비쉬(비둘기적)’하게 평가되지만, 정책금리 인상을 당분간 못할 것으로 평가하기는 곤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 연준의 이번 정책 발표에서 특징적인 것 중 하나가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글로벌 경제상황을 언급한 것”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가 미국 경제 성장을 제약한다고 했는데 글로벌 경제 상황을 정책 결정에 참고하겠다고 한 것은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FOMC위원 17명 중 13명이 연내 금리인상이 적절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한 것을 옐런 의장이 전달한 것을 보면 10월이든, 12월이든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이 늘 강조한게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라며 “결국 앞으로의 경기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결정에 따라 앞으로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중국 등 신흥국의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경제로 한정된 전담팀을 신흥국까지 확대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중국경제 상황을 살피는 특별팀을 운영해 왔다”며 “이 팀을 확대 운영해 이들이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분석하고 체게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동결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우리경제는 견실한 펀더멘탈을 갖고 있어 여타 신흥국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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