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신약개발·기술수출 성과…일반의약·뷰티산업 시장다각화 모색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올해 제약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화려하게 빛났다. 약가인하·리베이트 문제 등의 정부 규제 강화와 수요정채 등으로 내수시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제약사들이 기술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마련, 성과를 보기 시작했다.
복제약 중심의 R&D 또한 신약개발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경쟁력도 확보해나가고 있다. 여기에 한미약품 등이 막대한 규모의 기술 수출 성과도 가시화되면서 미래산업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제약업계는 글로벌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금까지 내수 중심이었던 국내 제약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의약품(ETC) 수요 정체, 리베이트 근절 등 정부의 규제 강화로 내수 시장이 정체기를 맞은 가운데, 신약 개발과 기술 수출 성과를 낼 기업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과 7월 각각 7800억원과 8300억원대의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자체 개발한 당뇨 신약 기술을 4조8000억원대에 수출하면서 국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중국 기업에는 폐암 신약 기술을 1000억원대 수출 계약까지 성공했다.

한미약품의 성과는 연구개발에만 매출 20%에 이르는 비용을 투자하며 이룬 결실이다. 이 점에서 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한 기업에 더욱 관심이다.

LG생활과학은 올 상반기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종근당도 같은 기간 매출의 14%를 투자하며 비만용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녹십자는 올해 혈액분획제의 미국 판매 허가를 신청해 주목받았다.

이 같은 투자는 신약개발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 제약업계 신약개발이 그 어느때보다 활발했다. 가장 많은 국산 신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고 한미약품을 비롯 기술수출 사례도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2015년 한 해 동안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국산신약은 5개 품목에 달했다.

신약 승인 건수가 지난 99년 국산 1호 신약 ‘선플라주’(SK케미칼) 이후 지난해까지 15년간 단 21개 품목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2015년 신약허가 레이스의 첫 스타트는 크리스탈노믹스가 끊었다. 크리스탈노믹스의 ‘아셀렉스캡슐’은 지난 2월 5일 국산 22호 신약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셀렉스는 연구개발에만 전념하는 중소형 제약기업이 개발한 국산신약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셀렉스 이후에는 동화약품 ‘자보란테정’이 23호 신약으로 승인됐다. 동화약품은 지난 2001년 ‘밀리칸주’ 이후 무려 14년 만에 2번째 국산 신약 허가를 받았다.

동아에스티는 2015년 한 해에만 3개 품목을 국산신약으로 인정 받았다. 지난 4월 ‘시벡스트로정’, ‘시벡스트로주’를 승인 받은데 이어 10월에는 ‘슈가논정’이 국산 26호 신약으로 허가됐다.

이로써 동아에스티는 국내 최다 신약허가를 받은 제약사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동아에스티가 현재까지 허가받은 신약은 ‘자이데나정’ 포함 총 4개(스티렌 등 천연물 신약 제외) 품목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기업에도 이목이 쏠린다.

기술수출 ‘대박’을 터뜨린 한미약품의 매출이 1조원을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유한양행은 올해도 매출 목표치였던 1조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약품사업부와 원료의약품 수출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떠올랐다. 주요 바이오 의약품들의 특허가 올해부터 연이어 만료됐기 때문이다.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제약사가 같은 효능의 복제약을 저렴하게 만들어 대량 공급할 수 있다.

삼성그룹 역시 바이오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에서 연간 9조5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국내 출시했다. 바이오시밀러 두 번째 제품에 대해서도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성장 한계에 내몰린 제약업계는 사업다각화도 끊임없이 모색할 전망이다. 전문약 위주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거나, 약국화장품 및 뷰티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은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꾸준히 연구개발을 해온 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며 “한미약품 효과에 힘입어 국내 제약기업들도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