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영 전면배치, 원숭이띠 재계인사 651명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우)

‘원로’ 32년생 신춘호 회장 등 왕성환 활동
49세 맞는 이재용·정용진 등 차세대 경영인 주목
신종균·이우종 등 56년생 주력사업·살림 전면배치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2016년 병신년(丙申年) 육십간지 중 33번째, 원숭이띠의 해다. ‘병’(丙)은 붉은색을 상징해 ‘붉은 원숭이띠’의 해라고도 불린다. 2016년 우리 경제는 그 어느때보다 위기의식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해쳐나갈 숙제들도 사적해 있다. 예부터 지혜롭고 다재다능한 솜씨가 있는 동물로 원숭이가 꼽혀온 만큼 ‘붉은 원숭이’의 기운을 받은 재계 오너 및 CEO의 활약이 기대된다.

내년도 붉은 원숭이의 해를 맞이하는 출생년은 1932년생, 1944년생, 1956년생, 1968년생, 1980년생 등이다. 재벌닷컴이 상장 및 비상장 외감법인(자산 100억원 이상) 2만1천645개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사장급 이상 전문 경영인 등을 대상으로 출생년도를 조사한 결과 ‘원숭이 해’에 태어난 재계 인사는 651명으로 집계됐다.

◇아직 젊은 1932년생

1932년생 원로급 재계 인사들로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조중건 대한항공 고문,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권혁용 대양그룹 회장, 최영철 국일제지 회장, 이종각 대한제분 회장,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만 83세로 고령의 나이지만 세월을 잊은 듯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 중에서도 신춘호 농심회장을 선두주자로 꼽을 수 있다.

신 회장은 1965년 한국에서 롯데공업을 설립, 라면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그는 짜장면, 소고기라면, 새우깡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농심의 역사가 곧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사라고 불리울 만큼 거물이 된다. 특히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농심은 영원한 업계 1위 신라면을 중심으로 짜왕 등 신제품 성공으로 2016년도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농심 본사에서 열린 ‘농심 창립 50주년 행사’에서는 “지난 50년동안 이어온 혁신 본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농심, 100년 농심을 이룩해 나가자”고 밝히는 등 여전히 왕성한 경영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또한 경영 일선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오너다. 보령제약 창업주인 김 회장은 현재 장녀인 김은선 회장에게 회사를 물려준 뒤 비등기 임원으로 돼 있지만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활동으로 유명하다.

◇희비 엇갈린 1944·1956년생

1944년생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허승효 알토 회장, 이건영 유니온 회장,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 김수지 대화제약 명예회장, 조시영 대창 회장,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 손경호 경동도시가스 회장, 양성민 조광페인트 회장, 이정수 유니슨 회장,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 홍평우 신라명과 회장, 최용선 한신공영 회장, 김욱 아가방 회장 등이 일선 경영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내년 그룹의 위기 극복과 재건이라는 큰 숙제를안고 있다. 1969년 만 24세의 나이에 미륭건설을 창업, 동부그룹으로 키워온 김 회장은 73세를 맞이하지만 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비금융 주력 사업을 정리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화재 중심의 금융계열사를 앞세워 그룹 재건에 나설 계획이다.

1956년생으로 내년에 환갑을 맞는 총수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대한적십자사 총재), 이종훈 인천도시가스 회장, 김영진 한독 회장,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 김진용 삼성출판사 사장,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전세호 심텍홀딩스 회장,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이웅열 회장의 약진이 기대된다. 올해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화학섬유 분야에서 호성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룬 이웅렬 회장. 덕분에 이 회장은 5606억원의 상장 주식자산을 보유, 지난해에 비해 180%(3604억원) 증가하며 주식부자 순위 107위에서 47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화학섬유 분야 뿐 아니라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 분야에도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내년도 기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좌),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우)

◇떠오르는 1968년생 재계 2~3세들

‘원숭이 띠’ 재계 인사들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968년생 재계 2-3세 경영인들이 많다. 주요 원숭이띠 2~3세는 줄잡아 10여 명에 달한다.

40대 후반에 접어든 이들은 그룹의 최고 경영진에 올랐거나 경영승계를 목전에 두고 있어 내년에 어떤 활약을 펼칠 지 기대된다.

대표적인 경영인은 재계 랭킹 1위 삼성그룹의 경영승계를 앞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1968년 6월생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구조조정 등 그룹의 난제를 헤치며 삼성그룹 경영을 사실상 이끌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부진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악화되자 사물인터넷(IoT), 기업간거래(B2B), 스마트카 등의 신사업 강화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이달 초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최근 미국 금리인상 이후 신흥국 경기 타격이 우려되면서 ‘위기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외에도 신세계그룹의 차세대 경영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1968년생 동갑이며, 이들 세 사람은 경복고 동창이기도 하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신규 사업인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성장동력 엔진을 장착한 만큼 보폭을 넓힌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사업 성과에는 정 부회장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장세희 동국산업 부회장, 정윤이 해비치호텔 전무, 이우현 OCI 사장,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이승용 삼영무역 사장, 김형곤 동방 부회장, 정서진 화신 사장,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 등도 주목받는 1968년생 차세대 경영인들이다.

벤처기업 경영인 중에서는 김정주 NXC 회장,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의장,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이사, 박철승 드래곤플라이 대표이사 등이 성공신화를 이룬 주인공이다.

제약업계에선 오너 일가로 68년생인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이 후계구도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김 사장은 고령인 아버지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1938년)에 이어 10년 넘게 부광약품에 재직하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 밖에도 1980년생 중에는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 황익준 건설화학 전무, 구본상 신성델타테크 전무, 강호준 대교 상무, 남태훈 국제약품 부사장, 이가원 인천도시가스 부사장이 현재 경영수업 중에 있다.

대상그룹은 임창욱 명예회장이 199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3세인 임세령·상민 자매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차녀인 임상민 상무는 대상 기획관리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이화여대 사학과, 미 파슨스디자인스쿨, 런던비즈니스스쿨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뒤 2009년 대상전략기획팀 차장으로 대상에 입사했다. 2012년에는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 자리에 오르면서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980년생인 이정훈 서울반도체 회장의 아들 민호 씨와 1992년생인 함태호 오뚜기 회장의 손녀인 뮤지컬 배우 함연지 씨, 2004년생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아들 정홍 군 등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회사 주식을 대거 증여받아 수백억원대 주식부자 대열에 올라 있다.

▲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좌) 하현회 LG 사장(우)

◇전문경영인 56년생 위기경영 ‘최전선’

대기업 전문 경영인(CEO) 중에는 내년에 환갑을 맞는 1956년생 ‘원숭이 띠’ 경영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재계 라이벌 삼성과 LG의 중추에 원숭이띠 전문경영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에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정유성 삼성SDS 사장,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이 있다.

신종균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삼성맨’으로 최고 연봉 샐러리맨 성공신화의 대표적 인물이다.

신 사장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와 IM부문장 지위를 유지한 채 겸직해온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고동진 사장에게 물려줬다. 내년에는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신규 먹거리 발굴 등에 전념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달초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SDS(018260)를 맡게 된 정유성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16년 새해 전문성을 살린 인적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면서 삼성SDS가 글로벌 ICT 기업으로 도약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에는 하현회 LG 사장, 이우종 LG전자 사장, 조성진 LG전자 사장, 최상규 LG전자 사장이 1956생이다.

이우종 VC사업본부 사장은 LG그룹이 주력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는 전장부품사업을 맡느낟. 특히 2016년말 부터 생산될 쉐보레 볼트 전기자동차(EV)의 원활한 부품납품을 자동차사업을 총괄 지휘한다.

세탁기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조성진 H&A사업본부 사장은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기간에 독일 베를린에서 경쟁사 삼성전자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를 고의 파손한 혐의로 기소되는 등 지난 1년간 삼성과 LG의 세탁기 분쟁 이슈의 중심에 서있다가 지난 11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LG전자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조 사장과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을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함에 따라 새해에는 사업부문별 차별화를 통해 도약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규 한국영업본부 사장은 LG전자가 국내 가전시장 1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 내년 LG의 실적부진 극복의 최전선을 맡게됐다.

한편 삼성과 LG에서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하현회 ㈜LG 사장도 1956년생 원숭이띠 동갑내기다.

이밖에도 롯데그룹에는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과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이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사장, 강석희 CJ헬스케어 사장,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오세영 KTH 사장, 이동호 현대백화점 사장, 윤기수 세아베스틸 사장, 박용환 한온시스템 사장, 박영준 빙그레 사장, 이원구 남양유업 사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권치중 안랩 사장 등도 1956년생 전문 경영인이다.

1944년생으로는 선우영석 한솔홀딩스 부회장, 이수신 한진중공업홀딩스 사장, 이재만 대림통상 사장, 백남근 동양고속 사장, 김영복 백산OPC 사장, 박명열 대창솔루션 사장, 김정길 대구방송(티비씨) 사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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