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김태호 출마론 고개, 마포乙 정청래 '김무성 나와라' 도발

▲ 새누리당 김태호(좌) 최고위원, 김무성(중)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의 거취가 서울 종로와 마포 갑으로 최종 결정된 이후, 이미 지난 해 8월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태호(재선·경남 김해 을) 최고위원에 대한 '험지 출마'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도권 지역 의석수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새누리당은 오 전 시장과 안 전 대법관의 배치가 끝나자 김 최고위원의 총선 출마를 놓고 친박계 핵심 의원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의 출마 지역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있는 '마포 을'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마포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정청래 의원이 각각 갑과 을 지역을 지키고 있는 야권성향의 더민주당 텃밭이다.

그러나 마포 갑에 안 전 대법관이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김 최고위원이 현 지역구인 '김해 을'을 벗어나 마포 을 도전이 가시화된다면 범여권적인 '마포 탈환 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최고위원은 일단 손사래를 치며 거부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현재 여권 흐름상 유력 정치인들의 험지출마 바람이 불고 있어 향후 그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편, 마포 을을 지키고 있는 정 의원은 김무성 대표를 정조준해 결투를 부추기고 있다.


김태호 '서울 차출론' 부상

새누리당 지도부는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들을 비롯해 당 내 불출마 선언을 한 거물급 정치인들에 대한 '험지 출마론'을 재차 거론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거취가 최종 결정된 오 전 서울시장과 안 전 대법관에 이어 김 최고위원은 그 다음 타깃이 됐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은 26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김 최고위원에게 "불출마 선언을 철회하고 당을 위해 4월 총선에서 서울 험지에 출마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무슨 이유로 불출마 선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꿈이 있다면 당이 어려울 때 어려운 곳에서 싸워줘야 한다"며 "김 최고위원에게 몇몇 분들이 서울·수도권의 어려운 곳에 나가 싸워주는 게 어떤지 권유하고 있다"고 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 친박계인 이장우 대변인 역시 이날 "최고위원들을 포함해 여러 의원들이 전방위적으로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당장 명분을 찾기 곤란하다는 입장과 함께 다시 총선 출마로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문대성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번복하고 인천 남구 출마를 선언한 데에 따른 비판적 여론도 고려할 사안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야권의 창당과 인재영입 등 여론의 관심을 독차지하면서 여권의 수도권 입지가 기울고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어, 수도권의 분위기 흐름과 당의 요구에 따른 명분 찾기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일각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른 김 최고위원의 최종 거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포乙 정청래, "김태호 약하다 김무성 나와라" 도발 

한편, 마포 을 현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27일 김무성 대표를 정조준해 "가장 센 척하는 김 대표가 (부산 영도 대신) 마포 을에 출마해 저와 멋진 승부를 펼칠 것을 제안한다"며 맞대결을 제안했다.

정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총리 낙마자에게 마포 을을 권했다는데, 김 최고위원은 좀 약하지 않나 싶다"며 김 대표를 자극했다.

그러면서 "총리 낙마자 안대희 전 대법관은 마포갑에 출마하면서 지난 총선에서 11%로 졌기 때문에 험지라고 했는데 바로 옆 지역구인 제 지역구는 17%로 1만8000표차로 진 진정한 험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대표에게 권고한다"며 "비겁하게 심약한 김태호 (최고위원)에게 마포 을을 권하지 말고 본인이 나와라"고 전한 바 있다.

또 "안대희 (전 대법관)도 피해 갔으니 용기 있게 나서라"며 "멋지게 한 판 붙어보자, 새누리당 누구라도 좋다. 제일 강한 멘탈의 소유자를 보내라. 바로 멘탈붕괴를 선물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마포 을은 새누리당 김성동 전 의원, 황인자 의원(비례), 최근 입당한 최진녕 변호사, 이채관 당 정책위원 등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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