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탄 반면 지방은 하락폭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이달 2일부터 지방에도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가 강화된데다 조선업종의 구조조정 영향 등으로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통계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상승하며 오름폭이 확대한 반면 지방은 전주대비 0.03% 하락하며 하락 폭이 커졌다. 수도권은 상승, 지방은 하락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보합, 서울(0.05%)과 경기(0.02%)는 상승했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강남구(0.19%), 은평구(0.09%), 강동구(0.09%), 서초구(0.08%), 구로구(0.07%), 동작구(0.07%), 관악구(0.05%) 순으로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가 내년까지 연장되면서, 교통과 학군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방은 3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역별로는 부산과 전남, 강원 등에서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경남과 전북, 대구, 충남 등이 전주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시도별로는 전남(0.06%), 서울(0.05%), 강원(0.05%), 울산(0.04%) 등은 상승했다. 세종과 제주는 보합, 충남(-0.10%), 경북(-0.08%), 광주(-0.08%), 대구(-0.06%) 등은 하락했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 1분기 대구와 광주의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7%, 50.8% 급감했습니다.

지방은 이달부터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심사와 조선업 등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타격은 5월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예상된 흐름이었다.

여기에 조선과 해운업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한파도 지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의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의 아파트 가격은 최근 1년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 집값도 지난해 8월 이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신규 분양 물량까지 몰려있어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2만3300호로 전월(2만4971호) 대비 6.7%(1671호) 감소한 반면,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3만545호로 전월(3만132호) 대비 1.4%(413호)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공급 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우려 속에서도 대규모 분양 물량을 쏟아낼 전망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5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전달(4만735가구) 대비 83.9%(3만4160가구) 증가한 7만4895가구로 집계됐다.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만 27곳이다.

전체 분양예정 물량의 약 70%(5만2603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경기지역 4만682가구, 서울 8576가구, 인천 334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2만2292가구가 분양된다. 경남 4469가구, 부산 3849가구, 충북 2261가구, 충남 2082가구, 강원1933가구, 대구1726가구, 전북 1565가구, 세종 1522가구, 광주 1111가구, 경북 1088가구, 제주 560가구, 대전 126가구 등이다.

반면 지난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나눠서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서울 주택시장은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로 대출규제 충격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급격한 상승세나 하락세가 가속화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국내외 경기가 불투명하고 실물경제가 풀리지 않는 한 매수세 확대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최근의 가격상승은 국지적인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거래 부진으로 가격조정이 나타나고 있어 대체상승을 예측하기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지방은 최근 2~3년간 주택가격이 크게 치솟으면서 가격부담이 높아진 상태로 수급여건 등에 따라 숨고르기나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라며 “대출규제 확대시행에 대한 심리적 위축은 있었으나 수요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금주 대출규제 확대 시행의 직접적인 영향은 적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높은 전세가격이 이어지자 준전세 전환이 증가하면서 지난주보다 상승 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는 0.06%, 지방은 0.01% 상승했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서대문구(0.12%), 은평구(0.09%), 용산구(0.08%), 중구(0.08%), 도봉구(0.08%), 금천구(0.08%), 강북구(0.07%)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시도별로는 울산(0.09%), 경기(0.08%), 전남(0.08%), 인천(0.06%), 대전(0.05%), 세종(0.05%)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대구(-0.07%), 제주(-0.07%), 충남(-0.06%) 등은 내림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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