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부 설석용 기자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국민의당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당과 안철수 전 대표 모두 기사회생했다. 20대 국회 개원 한 달도 되지 않아 국민의당은 벼랑 끝까지 끌려갔다가 살아 돌아온 꼴이다.

이번 사태로 국민의당을 향한 국민적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과거 정치권에서 등장하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부터다. 국민의당 역시 기존 정당 중 하나일 뿐이라는 존재 입증을 한 셈이다.

국민의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컸다. 국민들은 안 전 대표가 정치권에 입문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외치고 있는 '새정치'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슬로건에 책임을 지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에 대한 가시적인 모습이 나타나지 않아 국민들은 이미 포기한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국민의당은 전면 재정비에 돌입했다. 안 전 대표도 천정배 공동대표와 자진 사퇴하며 당 쇄신에 의견을 함께 했다. 이들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내년 초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국민의당은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날 준비를 모두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국민의당은 호남정당이라는 수식어에서 탈출해야 한다. 총 38명 중 지역구 25명, 안철수·김성식 의원 등 2명을 제외한 23명이 모두 광주 호남 출신 의원이다. 총선 이후 불거지고 있는 내부 계파구도에 대한 청산이 우선적으로 돼야 쇄신이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 안 전 대표의 더 확실한 입지 구축이 필요하다. 국민의당이 사실상 안 전 대표에 의해 창당됐지만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미 언급된 상태다. 유력 잠룡들이 행보를 슬슬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 안 전 대표의 전략적 복귀가 주목된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야권 내 핵심 정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전면 재정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이번 사태로 인해 한없이 추락한 국민적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결단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 불법 리베이트 의혹은 당의 정체성에 타격을 입힌 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위기는 가까스로 지나갔다. 구태의연한 정치권 모습에서 벗어나 국민의 염원이 담긴 '새정치'가 입증하기 위해 이제 뼈를 깎는 고초를 겪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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