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스마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 스마트공장 추진단 박진우 단장.(사진=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제공)

"앞으로 10년이 한국 기업의 골든타임,
제조업 및 기업의 스마트화 반드시 필요"
"우리기업 독일, 미국등 선진제조업 배우고,
오너.직장인 모두 마인드 바뀌어야"

[뉴스포스트=김진성 기자] 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으로 IT․BT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경제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제조업'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이 제조업은 최근 몇 해 동안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점점 그 비중이 줄어들면서 우리 경제에도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이에 제조업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자는 움직임이 지난 2014년 '제조업 혁신 3.0'으로 구체화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제조업에 IT를 접목한 '스마트공장'의 도입 및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조업과 IT의 결합이 얼핏 낯설어 보일 수 있지만 이미 제조업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은 'Industry 4.0'이라는 슬로건 하에 자국 내 제조공장의 상당수를 스마트공장으로 바꾸었으며 우리나라는 이를 롤 모델로 삼고 따라가고 있다. 이에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박진우 단장을 만나 우리나라 제조업의 스마트화(化)와 국내 기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에 대해 소개해달라.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중소 중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설립된 민관합동 기구로서 국내의 스마트공장과 관련된 모든 사업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스마트공장의 보급 및 확산이지만 데모공장과 대표공장을 통한 기술개발, 국가기술표준원 및 생산성본부를 통해 스마트공장 표준화 및 인증, 생산기술연구원과 전자부품연구소 등과의 협업을 통한 기반구축 사업, 여타 산자부, 중기청과 미래부의 연구개발을 포함하여 스마트공장과 관련된 모든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비영리 재단법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민관합동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는 민간기업도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삼성전자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삼성전자와 무관한 국내 중소중견 제조업체의 스마트공장 추진 사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향후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등 국내 민간기업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여타 민간기업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는 중입니다."

-'스마트공장'이라는 단어가 아직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인데. 이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독일에서 처음 제안된 '스마트공장'이라는 개념은 2035년 경 무르익을 제4차 산업혁명의 목표가 스마트공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인 기술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ICT 기술, 자동화 기술, 첨단 제조 기술을 종합하여 맞춤형 제품을 대량생산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장을 의미하는 '스마트공장'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IoT 즉, 사물인터넷, IoS 즉 인터넷 서비스, 로봇이나 CAD/CAM 등 자동화 기술, 3D 프린팅이나 나노 기술 등 첨단 제조 기술을 종합하여 생산성을 높인 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마트공장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에 국내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모습(사진=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제공)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공장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제조 강국으로 미국, 일본, 독일을 꼽고 있고 후발 경쟁국으로 중국과 인도를 꼽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기술 수준 자체로는 선진 제조 강국에 거의 근접하거나 대동소이한 수준까지 올라간 수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규모가 작아서 4대 제조강국에는 포함되지 못하고, 선진국들은 제조강국에 한국을 넣을지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Industry 4.0'보고서에서는 한국을 주목할 만한 나라로 보고 있고 ICT지수도 한국이 1위입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일반 중소 중견기업의 보급이나 활용 수준은 매우 미흡한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스마트공장 추진단 사업은 5단계로 나누어 추진하고 있는데 해외 학회에서나 국제기구에서도 매우 현실적인 추진 방안이라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1단계는 스마트하지 못한 단계, 2단계는 기초 스마트공장 단계라고도 칭하는데 공장의 설비, 프로세스, 사람들이 모두 연결된 상태(connected factory), 3단계는 중간1단계라고도 칭하는데 이들 연결된 공장이 관리 또는 제어되는 상태(controlled factory), 4단계는 중간2단계라고도 칭하는데 연결된 공장이 최적화된 상태(optimized factory). 5단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높은 수준의 스마트공장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단계까지 이르러야 5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추진단이 주력을 두고 있는 부분은 주로 2단계 기초단계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스마트공장 도입 현황은?
"정부의 약속은 2020년까지 최소한 국내 1만개 중소 중견 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작년까지 1240개 공장의 스마트화를 지원해 줬는데, 한 가지 특징은 한 번 지원받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고 정부 지원을 받아서 생산성 향상, 고용창출, 임금 향상 등 좋은 성과를 보여주면 계속 지원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지원은 아니지만 과거에 중소기업을 지원해주는 사업 많았지만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가를 체크하지 못했던 아쉬움들이 있었습니다. 회사들의 수준이 올라가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피드백이 없었기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한 사업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스마트공장 추진단에서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를 붙여서 멘토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고 대상이 되는 중소기업에 적용된 솔루션들이 해당 회사에 적합한지, 가격은 적당한지 등에 대한 피드백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뒤의 성공사례가 있다면?
"스마트공장 추진단은 작년 6월에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전에 정운찬 총리 시절에 추진됐던 산업혁신 3.0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이 있었습니다. 그 규모가 1조원을 약조했는데 실제로는 4천억 원 정도가 모여서 그 이자로 중소기업을 도와주자는 취지에 공감해 100억으로 중소기업 100곳을 도와줬다. 2015년에는 먼저 IT기업을 도와주고 2015년 6월에 스마트공장 추진단을 만들어서 추진단이 주가 돼서 중소기업의 스마트화를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공열처리를 주로 하는 A기업의 경우, 4천만원을 투자해 커넥티드 팩토리로 탈바꿈했는데 이후 전력피크제를 모두 피해가서 전기료만 1억 가까이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면서 스마트공장의 전도사가 됐습니다. 게다가 품질불량도 75%나 잡아내고 납품도 성실하게 이뤄지면서 스마트공장 도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B기업의 경우 규모가 영세한데다가 엔저 현상 때문에 일본의 경쟁사에게 계속해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출이 60%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5천만 원을 투자해서 전체 공장의 1/3만 스마트화 했는데, 매출이 5달치가 늘어나는 기적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특히 이 회사는 그동안 생산관리와 원가의 개념이 없었는데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후 생산관리와 원가에 대한 관리가 진행됐습니다. 지금도 이 회사의 사장은 '자동차 타고 달리는 법만 알았는데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후 비행기 타고 날아가는 법을 알게 됐다'고 주변에 얘기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도장공장인 C기업은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후 납기시일에 대한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면서 작업 현장이 깨끗해지고 매출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도 한국나노텍의 공장을 보고는 ‘경이롭다’는 표현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기까지는 망설이는 분들이 있지만 일단 도입한 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좋게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스마트공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스마트공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우선 자금입니다. 대기업 출자든 정부 자금이든. 1조원만 중소-중견기업에 투자되면 경쟁력과 일자리창출에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금 300억 원 정도 밖에 쓰지 못했는데도 좋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1조 원을 투자했을 때의 효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사장들이 이 사업을 잘 활용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중국의 기업들이 기술력에서 뒤처져 있지만 앞으로 10년 정도가 한국 기업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이 기간 동안 앞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공장화는 물론 기업의 경영방식도 바꿔서 지금과는 다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전경(사진=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제공)

-선진제조강국 중 우리나라가 롤 모델로 삼을만한 국가는?
"일단 독일이 우리에게 적합한 것이 사실이지만 여건이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거의 없고 히든 챔피언이 버티고 있는 독일과 동일한 중소기업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을 따라가기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은 제조업을 유지하고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습니다. 위의 두 국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약하고 기업가 정신은 물론 기술과 자본도 열악하기 때문에 독일과도 다르고 미국과도 다른 한국적인 모델이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은 오랜 식민지 생활을 겪었던 나라가 빠르게 산업화 과정을 거친 모범국가이지만. 20년 후에는 모두 중국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될 만큼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동안 대기업은 좋은 인력 몰려서 성공가도를 달려왔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을 키우기 위해 발전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을 키워야 독일과 같은 제조업의 기준이 마련되고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오너와 직장인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빌 게이츠는 '내가 이 나라에 태어났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었기에 돈을 내놓는다'며 가진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 정도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아쉽지만, 지금 현재 대한민국은 성장동력을 잃었다고 보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창업자가 국내 10대 부자에 들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운 기업이 생기지 않는 것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창업자를 키우는 분위기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향후 계획은. 
"일단 중국 기업의 성장세가 대단합니다. 과거 제조공장에 불과했던 중국이 이제는 독일의 쿠카 로봇이나 스웨덴의 볼보 자동차 등을 인수하는 등 거대 제조 선진국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향후 10년 동안에 우리 중소 중견 기업이 스마트공장으로 변신해서 독일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이러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견뎌내지 못할 것으로 보여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 전체의 변신이 필요한 단계이고 이러한 변신에 맞춰 스마트공장을 통해 고용창출,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박진우 단장은?
- 1970~85 서울공대 학사, KAIST 공학석사, 미국 UC Berkeley 공학박사
- 1985~ 서울공대에서 컴퓨터 응용 및 자동화 부문 강의 및 연구
- 기업혁신 및 생산혁신 심사위원 및 심사위원장 역임(1986~)
- 서울공대 자동화 시스템 연구소장
- 국제생산공학회 한국 대표
- 한국경영과학회, 대한산업공학회, 한국시뮬레이션 학회 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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