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등 채권단, 자구안 반려 만장일치 추가지원 거부…주식 급락세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한진해운 채권단이 결국 추가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주가와 회사채 값이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현실화 되고 있다.

동시에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30일 오전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채권단 협의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의 추가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채권단, 만장일치 지원 불가 결정

앞서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내년 말까지 총 1조~1조7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한진그룹 지원안을 포함한 자구안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모회사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4000억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1000억원 사재 출연 등 총 5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으로 자구안을 제출하고 채권단에 6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결국 이날 협의회를 통해 지원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채권단의 이번 결정으로 한진해운은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 해운 동맹 탈퇴와 함께 화주들의 계약 해지에한진해운에 대해 터미널 사용료 등 총 6000억원대 상업채권을 가진 국내외 채권자들이 한진해운 선박 등 자산에 대한 압류에 즉각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 회생과 청산 두 갈림길에 서게 된다.

회생 측면에서는 합병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게 된 후, 법원에 의해 회사가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 현대상선과의 합병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최근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산업은행 입장에서 법원이 한진해운의 부실채권을 강제로 정리해 회생 절차를 밟게되면 합병을 추진하는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기업 가치 평가 기준에 따라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진해운, 주가·회사채 폭락…시장 요동

한편, 법정관리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채권단의 지원 불가 결정으로 한진해운 주가와 회사채 값이 폭락하는 등 이미 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한진해운은 전날(1635원)보다 395원(24.16%) 내린 1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1.53% 하락한 1610원에 출발한 뒤 채권단 회의가 시작되면서 18.65%까지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채권단이 신규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폭락세로 돌아섰다.

채권값도 급락하면서 사실상 액면가(1만원)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오는 5년물 ‘한진해운71-2’는 장내 채권시장에서 전날(4150원)보다 30% 하락한 2905원에 거래되고 있고, ‘한진해운 73-2’ 역시 전날(3980원)보다 24.62% 내린 3000원에 거래 중이다.

내년 6월 만기가 돌아오는 5년물 ‘한진해운76-2’ 역시 전날(3800원)보다 28.37% 내린 2722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추가 지원 부담을 덜게 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은 전 거래일(1만7950원)보다 900원(5.01%) 오른 1만8800원에, 대한항공은 전날(2만9100원)보다 1550원(5.33%) 오른 3만650원에 거래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한진해운이 급락세를 보이자 한국거래소는 한진해운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이날 오후1시30분부터 한진해운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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