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모병제 정의롭지 못하다” VS 남 “정의롭다” 승자는?

▲ 사진=지난 2011년 11월 17일 당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최고위원과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뉴시스)
[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최근 북핵 문제가 불거지며 정치권에 ‘모병제’ 문제가 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화두의 한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의원이 이른바 모병제와 얽힌 정의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감으로 거론되고 있어 모병제를 놓고 자존심 건 싸움 양상까지 감지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1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이 대선공약으로 띄우고 있는 ‘모병제’를 불의(不義)로 규정한 데 대해 반박하며 2차 반격을 이어갔다.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흙수저론의 시작은 병역비리”라며 “돈 있고 빽있는 사람은 군대 안간다, 군에 가도 꽃보직을 받는다는 것이 대한민국 징병제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의와 공정을 말하며 이런 현실을 그냥 두자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모병제는 그런 불공정을 해소하고 '공정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또 유 의원이 “모병제를 하면 부잣집 애들은 군대 안가고 가난한 자식들만 군대 갈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물론 서민들의 자원입대 비율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 지사는 아울러 “정치인 또는 고위공직자를 꿈꾸는 사람에게 ‘군복무는 최소한의 자격요건이 되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모병제는 정의롭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 지사의 이날 SNS를 통한 사실상 유승민 의원에 대한 2차 공격은 이미 앞선 두 사람간 모병제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남 지사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가고 싶은 군대 만들기’ 토론회에 참석해 모병제의 불가피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는데, 이 자리에 토론자로 나선 남 지사는 모병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에 반대입장을 밝힌 인물은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이다. 유 의원 역시 차기 대권 잠재군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그는 지난 7일 한림대학교 특강 자리에서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하다. 모병제가 시행되면 부잣집 자식은 군대에 가는 경우는 없고, 가난한 집 자식만 군대에 가게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남 지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에 남 지사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누구의 생각을, 어떤 정책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히틀러도 자신은 정의롭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 지사는 유 의원에게 모병제에 대한 공개토론까지 제안했다.

두 사람의 모병제 공방으로 덕분에 ‘모병제’는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그러나 여의도 일각에서는 남 지사와 유 의원 모두 차기 대권을 꿈꾸며 주요 의제설정으로 관심을 끌기위한 방편으로 모병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현실적인 측면에서 현 우리의 징병제 제도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이 하루아침에 전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같은 지적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야권의 대권 후보군들이 앞다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뚜렷한 대권후보군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남 지사 유 의원 모두 성급한 의제싸움에서 모병제가 화두로 떠오른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다.

어찌됐든 남 지사의 2차 공격에 유 의원이 맞대응할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