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 165석, 과반 찬성 못 얻어 '계엄령' 어차피 불발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최순실 사태' 관련 "(박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돈다. 참으로 무지막지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를 열고 이같이 말한 뒤 "(박 대통령은) 하야하라. 하야하지 않으면 우리는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중지하는 조치를 착착 진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건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한 처사라는 해석이다. 게다가 계획적 절차까지 언급하며 박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한 의혹을 들춰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국민과 싸우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 국민이 조사를 받으라고 명하는데 청와대에 앉아서 인사권을 행사하고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엘시티 수사를 지시하고 친박 지도부를 버티게 하고 하수인을 시켜서 촛불 민심을 인민재판이라고 하느니 마녀사냥이라고 하느니 공격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힐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박사모를 시켜서 물리적 충돌을 준비하고 시간을 끌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사정기관에 흔들지 말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정현 새눈리당 대표는 "국민들에게 농담하는 것도 아니고 전혀 근거도 없는 유언비어를 공식적으로 퍼뜨리고 있다"며 추 대표의 계엄령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추미애 대표의 계엄령 발언으로 국민들이 굉장히 의혹을 갖고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유언비어 유포의 진원지가 된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 "계엄령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제1야당 대표에게 정말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한 관심은 17일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에 패널로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가 대통령의 마지막 카드를 언급하며 한 발언 이후 뜨거워졌다.

그러나 현 시국에서 계엄령에 대한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중심제에서 계엄선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에 정하는 바에 의해 선포할 수 있다.

하지만 계엄을 선포하면 대통령은 바로 국회에 통보해야 하며, 국회가 국회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현재 몇몇의 골수 친박계 의원들만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나머지 새누리당 의원들 모두 하야, 탄핵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령이 결국 불발될 거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비박계를 비롯한 보수세력들은 대통령의 2선 후퇴가 유일한 생존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의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121명), 국민의당(38명), 정의당(6명) 등 야당의원들이 165석을 차지하고 있어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계엄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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