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미르·K스포츠 재단이 대기업을 상대로 천문한적 금액의 모금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으로 떠오른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전경련이 해체 수순은 밟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9명의 대기업 회장 중 6명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했다. 경제인들을 위한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이유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손경식 CJ 회장은 전경련 해체에 창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전경련을 탈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경유착’의 상징이 된 전경련의 존재 이유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전경련은 대기업 20여곳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두 재단 설립을 위해 총 774억 원을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최순실 게이트의 ‘연결고리’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전경련 활동을 중단하고 기부금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이 "삼성은 전경련의 가장 큰 회원사다. 전경련 해체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안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러면서 전경련에 내는 기부금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전경련을 탈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전경련을 탈퇴할 의사가 있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탈퇴할) 의사는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청문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을 대상으로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요구했다.
9명의 회장 중 신동빈 롯데 회장이 먼저 손을 들어올렸다. 안 의원이 "롯데 한 분인가?" 라고 다시 한 번 묻자 다른 회장들도 뒤따라 손을 들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허창수 GS 회장 겸 전경련 회장이 손을 들어 전경련 해체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은 재단으로 운영하고 각 기업들의 친목을 위한 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전경련을 해체할 수 있냐"는 질문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전경련을 두고 사회적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이때까지 불미스런 일에 관계 돼 있다는 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경련 해체에 대해서는 "해체는 혼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여기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전경련 해체 찬성 의사를 표명한 삼성그룹을 비롯한 SK그룹 CJ그룹 등은 전경련의 핵심 회원사다. 특히 가장 많은 회원 출연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경련 활동 중단 선언은 전경련의 위상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경련은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만들어진 단체다. 설립 취지는 좋다. 부정축재를 일삼은 경제인들을 석방을 하는 조건으로 나라의 발전에 기여를 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응답의 차원으로 1968년,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 주도로 지금의 전경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경유착이 되풀이 되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전경련 해체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