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 한의학 박사

대한 한방 골병학회 회장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 = 김산 한의학박사] 뼈에 대해서 좀 더 흥미롭고 것이 많다. 뼈는 딱딱 할까? 부드러울까? 정답은 딱딱하면서도 부드럽다는 것이다. 또한 뼈는 움직이는 것일까? 고정된 것일까? 죽음이란 가장 쉽게 말하면 숨지지 않는 것, 더욱더 쉽게 말하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뜻한다.
불교에서는 지수화풍의 4대요소가 각각의 인연에 의해서 한곳에 모인 상태를 삶이라고 하고
인연이 없어져서 흩어진 상태를 죽음이라고 말한다. 즉 움직이면 모이고 멈추면 흩어진다. 이 두 가지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우리들의 몸속에서 매일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뼈는 움직인다. 그래서 살아있고 살아있기에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뼈가 살아 숨 쉬고 움직이려면 다른 조직과 똑 같이 영양과 산소를 공급해 줄 수 있는 혈관이 필요하다. 그래서 뼛속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혈관들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혈관을 타고 옮겨지는 영양물질과 산소는 뼈를 채우고 뼈의 노폐물은 혈관으로 옮겨져 몸 밖으로 버려진다. 마치 백사장의 모래처럼 끊임없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 하는데 이 움직임이 느려 인간의 눈에는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질 뿐이다.

인간의 뇌에는 각 개체가 살아가는 최적의 모델이 이미 유전적으로 입력되어 있다. 인간은 보통 17세 전후에 성장기를 거치는데 초기에 어머니의 뱃속으로 받은 선천적인 정(현대적으론 DNA,호르몬)에 의해서 많은 삶이 결정되지만 후천적으로도 정을 보충하면 다시 새로운 몸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 모든 것이 정을 얼마나 뼛속에 저장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17세까지 성장기에는 정이 뼛속에 쌓이면 길이가 늘어난다. 늘어나면 다시 단단해지고 늘어나면 다시 단단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뼈는 성장하게 된다. 마치 건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를 붓고 굳어지는 양생과정을 거쳐서 건물이 지어 지는 것 과 같은 원리이다.

성장기에 이 과정이 완벽하지 못하면 이후 평생을 약한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우리는 이를 흔히 약골(弱骨)이라고 부른다. 우리 조상들은 의학은 잘 몰랐지만 표현만큼은 참 정확하게 사용 했다. 약한 뼈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기 힘들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오래살기도 힘들다.
때문에 성장기에 평생을 살아가야할 뼈대를 완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성장기가 지나면 뼈는 더 이상 길어지지 않는다. 결혼 전 젊었을 때 사진을 보면 굉장히 날씬한데 아들 딸 낳고 난 후 사진을 보면 굉장히 옆으로 커진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뼛속의 정이 임신 출산하는 과정에서 태아로 넘어가고 어머니의 몸속 즉 뼈는 비게 된다. 그러면 다시 뼛속에 정을 채워 넣어야 하는데 뼈 속의 정이 너무 빠져 버리면 잘 채워지지 않고 그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담(痰)이라는 물질이 채워지게 된다.(담(痰)이란 정(精이) 순환되지 못하고 정체되어 졸여진 병리적인 물질로 흔히 담이 들렸다고 말할 때에 그 담이다.)

뼈는 굵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늘어도 탄력이 있는 것이 좋은 것이다. 뼈가 굵어지면 이를 지탱해야할 살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인과의 법칙이다. 뼈는 가늘면서 탄력이 좋은 것이 건강한 뼈지 굵으면서 딱딱한 것은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가늘면서 탄력 있는 상태의 뼈를 유지 하려면 뼛속에 충분한 정을 쌓아 두어야만 한다. 나이가 들거나 여성들이 출산이후에 몸이 불어나는 이유는 뼛속의 정이 빠져나가고 그 공간에 담(痰이)라는 병적인 물질이 채워지기 때문인 것이다.

좋은 뼈를 가지면 건강해지고 오래 살며 또한 인생길도 열리는 것이니 좋은 뼈 즉 좋은 골격(好像)을 갖는다는 것은 삶을 사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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