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최순실 사태로 멈췄던 재계 시계가 재가동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11월전에 내년 사업계획 구상이 완료되고 12월에는 연말인사가 단행되지만 올해는 최순실 국조 청문회라는 메가톤급 악재가 닥치면서 미뤄졌다. 하지만 재계가 최순실 게이트에서 한숨 돌렸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미뤄졌던 사장단 인사나 사업계획 수립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올해 임원인사를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둔 반면 내년 오너의 경영 복귀를 앞두고 있는 CJ그룹은 사기 제고 차원에서의 '통큰' 승진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재계 맏형인 삼성은 다가오는 5차 국조 청문회에 임원들의 출석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임원인사를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뉴시스)

현대차, 국내외 악재 특단 대책 마련

지난해 12월28일 정기인사를 진행했던 현대차는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도 사업계획도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 국내외 실적 부진과 노조파업의 여파 등으로 정기 임원승진 인사폭이 대폭 줄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주께에는 정몽구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릴 예정이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해외법인장 회의는 올해 판매 실적 점검 및 내년도 사업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미국 금리 변동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여느 때보다 특단의 강구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점유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기아차의 멕시코 신공장 효과가 감소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SK, 김창근 의장 유임 가닥...최재원 수석부회장 역할 주목

SK그룹은 예년처럼 12월 내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지만 어수선한 시국 분위기를 고려해 조용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SK그룹은 이번주 예정됐던 정기인사를 한주 늦춰 진행한다. SK그룹은 불안정한 국내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최고경영자의 자리변동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단행할 방침이다.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최대 관심사였던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거취는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 의장은 수펙스추고협의회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거듭난 2013년 1월 초대 의장을 맡아 올해까지 4년간 이끌어 왔다. 지금은 그룹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시기라는 점에서 유임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역할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월에 가석방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주요 계열사 CEO보다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경영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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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통큰' 인사 가능성

CJ그룹의 연말 정기인사가 이달 말에 이뤄질 예정이다.

CJ그룹은 상무를 포함해 이미 대규모 기존 임원들에 대한 인사가 몇개월 전에 있었던 터라 이번 연말 인사에선 신임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 위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재현 회장의 부재 상황 속에서 CJ그룹은 상무대우 33명을 승진 발령하고 43명을 이동시키는 등 임원인사를 최소화 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각 계열사별로 승진연차 대상인 팀장급들이 많아 자리 이동 폭이 다소 클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다가 이 회장 사면을 위해 비상체제로 운영해왔던 조직이 많은 터라 보직 이동이

무엇보다 내년 상반기 공식 경영 복귀를 앞두고 있는 이재현 회장이 '오너복귀' 강화 차원의 직원 사기 고취를 위해 '통큰' 승진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앞서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사면 이후 한달여 만인 지난 9월 중순 대규모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3년 간 총수 부재의 위기상황으로 인해 보류됐던 기존 임원 승진 인사를 확정하면서 그룹 비전인 '2020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인사에선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박근태 CJ대한통운 공동 대표이사를 총괄부사장에서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고, 총괄부사장 3명, 부사장 3명, 부사장대우 13명, 상무 29명 등 총 50여명의 임원 승진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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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국조특위 산넘어 산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매년 12월 초 단행해온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인사를 내년으로 연기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매년 12월 중순에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던 사장단 워크숍의 일정을 아직 결정못했다. 그룹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삼성은 국정조사에 대한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국조특위 5차 청문회에서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삼성 미전실 차장(사장)의 증인 채택도 거론되고 있다. 

그룹 전반의 중장기 경영 전략을 세웠던 핵심조직인 '미래전략실'이 해체 선언된 데다, 각 계열사의 사업을 조율·계획하는 임원들의 소환이 남아있어 경영 업무가 마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의 올해 인사는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08년 '비자금 사건' 당시 정기 인사를 5월 중순으로 늦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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