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설석용 기자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새누리당 비박계는 27일 ‘개혁보수신당’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집권여당이 분당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고 보수정당이 두 갈래로 나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이날 비박계 29명은 전격 탈당한 뒤 곧바로 원내지도부를 선임하는 등 신당 창당에 속도를 올렸다. 그러나 야권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이들을 주시했다. 집권여당으로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이 생략됐다는 게 비판이유다.

게다가 정치적 셈법만으로 비박계가 위기의 친박계와 등돌려 제 살길을 찾아갔다는 해석도 제기돼 향후 이들의 최종 거취가 국민적 관심을 이끌고 있다. 비박계는 사실상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권 필패는 뻔한 결과이며 민심의 추락 역시 막을 마땅한 방도가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절차에 들어간 상황. 그런데 이번 사태 주인공인 최순실씨는 이날도 특검 출석을 거부하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수사에 전혀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친박계와 정부를 압박하는 수순으로 비박계의 탈당카드가 효과를 가져올 지 주목되고 있다.

먼저 이들이 세운 ‘개혁보수신당’은 기존 새누리당과의 확실한 선긋기에 나서며 보수 내 야당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얼마나 국민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지에는 아직도 확신이 없다.

‘개혁보수신당’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정치권 내에서는 국민의당과 이들의 연대설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등장하고 있다. 보수를 개혁하겠다고 나온 신당이 정치권 제4세력으로써 벌써부터 주가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고 있는 국민들은 이미 ‘정치적’이라는 실망의 한 숨을 쉬고 있을지 모르겠다.

전날 19년 만에 벌어진 구치소 현장 청문회는 보기 좋게 불발됐다. 국조특위 위원들이 최순실 수감동을 직접 찾아 나섰지만 이를 막아서는 서울구치소의 모습은 최순실 권력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반증하는 듯했다.

보수의 개혁을 명분삼아 출범한 ‘개혁보수신당’은 이미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박근혜정부에 대한 법적 심판을 이끌어내야 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는 보수의 개혁일 것이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 세력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상처가 쉽게 치유될 만큼이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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