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갑작스런 매장 철수 등 ‘갑질’을 당연시 하는 모습에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한국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의 맹목적인 지지와 국내 규정 미비 등이 불러온 파장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해외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내 매장의 문을 닫았다. 지난해 말 만료된 입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완전히 철수한 것. 루이뷔통이 매장 철수를 결정한 표면적인 이유는 경쟁 브랜드 샤넬 코스메틱이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해당 면세점에 입점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루이뷔통이 서울 내 새로 들어설 신규면세점 등 가운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곳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루이뷔통은 지난해 용산 HDC신라면세점 입점을 약속한 바 있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입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이유로 루이뷔통이 동화면세점보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서 영업을 할 경우 높은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아래 계약 만료후 철수를 결정했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기 명품 브랜드의 경우 지나친 입점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브랜드 파워, 고객 유치 등을 이유로 무리한 요구라도 웬만하면 받아들이는 것이 대부분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해외 브랜드의 갑질은 잦은 철수 외에도 매장 판매 사원을 갑자기 빼버리기는 등 당황스런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당한 일은 지난해 8월 서울 시내의 한 신규면세점에서 발생했다.

수입화장품 에스티로더는 면세점의 입점 조건에 불만을 표시, 에스티로더·클리니크·맥·바비브라운 등 11개 계열 브랜드 직원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경쟁 브랜드인 샤넬 코스메틱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입점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달 수입화장품 브랜드 로레알도 샤넬 코스메틱과 동등한 입점 조건을 요구하며 비오템·입생로랑·슈에무라·키엘·랑콤·로레알 등 소속 6개 브랜드의 판매 사원들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협상은 타결됐고 현재 매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객을 모으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기 해외브랜드를 반드시 입점시켜야 한다”며 “최근 수차례에 걸친 면세점 특허권 입찰로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에 혈안이 되면서 이들의 몸값과 함께 콧대도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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