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파전 경선...대선 전초전 될까

더불어민주당 안희정(좌)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러질 민주당 경선은 독주 중인 문재인 전 대표가 1위를 차지한다는 가정 하에 2위가 누가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그 후보들이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공통점속에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어 라이벌 구도를 그리며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당초 차차기 후보로 언급되며 정치적 급수를 올리기 위한 레이스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당사자들은 완주와 승리를 위해 출마를 선언했다며 행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순실 사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무서운 추격자로 떠오른 이 둘의 2위 쟁탈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원순·김부겸 하차로 일단 3파전 레이스
끊이지 않는 '설전' 安vs李 라이벌戰 후끈
완전국민경선제 채택, 2위 하고 다시 하자
안희정의 '대연정' 카드, 독일까? 약일까?

 

박원순·김부겸 하차로 일단 3파전 구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치권은 대선정국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특히 대선 주자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온 민주당 후보군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부겸 등이 대선 레이스를 펼치며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은 저조한 지지율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돌연 하차를 선택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록 후보로서의 길을 접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대선열차에서 하차했다.

김 의원 역시 지난 7일 정론관을 찾아 “시대적 요구와 과제를 감당하기에 부족함을 절감했다”며 “이제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들의 중도하차로 민주당 경선은 유력한 후보 문 전 대표와 다크호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쌈닭 이재명 성남시장 등으로 일단 3파전 양상으로 시작됐다. 최성 고양시장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유명세나 정치력 면에서 가장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들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문 전 대표의 독주는 여전하다. '문재인 대세론'에 걸맞게 30%를 웃돌고 있는 그의 지지율은 2위로 바짝 추격한 황교안 권한대행과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안 지사는 반 전 총장의 중도하차 이후 가장 큰 수혜를 본 인물로 꼽힌다. 그는 레이스 초반 야권 내 유력한 대선 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면서도 5%대의 지지율에서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대선불출마는 그에게 반등효과를 가져다주며 이 시장의 상승세도 제압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2017년 2월 6일(월)부터 8일(수)까지 3일 동안 전국 1,508명(무선 90 : 유선 10 비율)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2월 2주차 주중집계를 보면 문 전 대표는 33.2%로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고 있다. 그 뒤를 추격하는 황 권한대행은 15.9%로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고, 안 지사 역시 15.7%로 항상 역전의 기회를 노려보고 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http://www.realmeter.net/category/pdf/)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 시장은 한때 지지율 3위까지 올라갔던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언제든 반등을 준비하는 듯 중하위권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대선 전초전 될 민주당 경선 2위 경쟁 초미 관심

사실상 최상위권과 중간층을 모두 민주당 주자들이 꿰차고 있는 모습으로 이들의 경선 자체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단연 민주당 후보들의 활발한 레이스다.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김빠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과는 반대 분위기가 보여 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자체가 흥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경쟁 구도는 외연확장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유력한 후보들의 경합인 만큼 점점 더 치열하게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직 경선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선룰은 완전국민경선제로 선정한 상태다. 대통령 선거권을 갖고 있는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제도로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과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한 상황이라면 결과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룰이다.

이때 2위를 차지했던 후보가 나머지 표를 흡수해 1위를 역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2위 경쟁이 더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위 자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대선정국으로 돌입한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이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한 듯 초반부터 SNS상에서 '설전'을 벌이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달 12일 "삼성 이건희·이재용 일가의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상속 행위는 지난 40년간 반복됐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이 부회장 구속으로 재벌체제 해체의 출발선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대통령으로서 어느 누구를 구속시키고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런 대통령이 이끄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일까"라고 언급하며 사실상 이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같은 날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대통령은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나는 현재 대통령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대통령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누구를 구속하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맞받아치며 은근히 경쟁구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안 자사가 사드 배치 관련 "이미 군사동맹 간 합의가 된 것을 얼른 뒤집기는 쉽지 않다"며 "중국 지도자들이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밝히자 이 시장은 "잘 못 된 걸 뻔히 알면서도 정해졌다고 못 하겠다면 뭐하려고 대통령을 뽑냐"며 질타했다.

 

'대연정' 언급한 안희정, 도마 위 올라

민주당의 2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 지사는 '대연정' 카드를 꺼내며 정국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숨에 논란의 중심이 된 '대연정'에 대해 안 지사는 8일 "다수파가 국가를 이끌겠다는 지극히 당연한 헌법적인 제안"이라며 재차 당위성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미래재단 초청 토론회에서 "협치가 헌법의 정신이고 헌법 정신에 따라서 차기 정부는 의회 다수 정당의 연합에 따라 한 걸음이든, 두 걸음이든 힘을 모으자는 것이 저의 연장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가 주장하는 '대연정'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과의 연대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 대연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은 좀 섣부르다"며 "노 전 대통령도 나중에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이 잘못임을 인정했다"고 안 지사의 제안을 즉각 거절했다.

이 시장 역시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청산대상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겠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와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번 '새누리당과 연정' 발언은 잘못"이라며 "협치의 의미라고 변명하면 안희정이 아니다. 잘못 했으면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사과했어야 안희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도 "바른정당하고 새누리당하고 연정하겠다는 건데 저희들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연정하겠다고 하니 의아하다"며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마치 정권을 잡은 것처럼 하니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장 대변인은 또 "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그런 것 없이 연정하겠다는 게 진정성이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반면, 안 지사의 '대연정'에 대해 동의한다는 입장도 등장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안 지사는 처음부터 진영 논리를 넘어 이제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방법으로 대연정을 꺼낸 것 같다"며 "의석수의 안정성을 놓고 본다면 새누리당 성향의 당과 연정해야 하느냐는 필요성 문제가 제기된다. 대선 후 정계개편은 불가피하다"고 안 지사의 입장을 옹호했다.

또 정진석 전 원내대표도 "안 지사가 제안한 대연정 실험은 열린 구상이며 실효적"이라며 "내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열린 연정'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훨씬 책임 있는 정치인답다"고 평가했다.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은 정치권 쟁점으로 떠올라 일단 주목끌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그의 지지율이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사실상 타격을 입었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에 대한 경계를 시작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경선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 시장은 광폭행보에도 불구, 여전히 지지율이 회복세에 접어들지 않아 반격 기회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유의 '사이다 발언'으로 광화문 촛불민심을 동요했던 이 시장의 뒷심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를 겨냥한 거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국면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다시 한 번 그의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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