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김무성 '재등판론'...바른정당 마지막 승부수?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지난해 11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일선에서 물러났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재등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돌연 하차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바른정당은 속수무책인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출사표를 던진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오를 기미가 보이질 않아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급상승해 '대세론'을 이어가며 독주 중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뒤를 쫓아 2위까지 치고 오르자 다급해진 바른정당은 '무대 차출론'을 띄우고 있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현재로선 입장 변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그의 결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급부상한 황 대행에 당황한 바른정당

불출마 선언했던 김무성 지금은 "몰라"

 

바른정당 '무대 차출론' 부채질...마지막 승부수 띄울까

반 전 총장이 귀국한지 21일 만에 예고 없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이 중 그의 영입을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었던 바른정당은 유력한 대선 주자의 하차로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이 부딪힌 상황이다.

반 전 총장과 유승민·남경필 등의 후보 경합으로 경선판 확장을 꾀했던 바른정당은 비책으로 김 의원의 재등판론인 이른바 '무대 차출론'에 대한 부채질을 시작했다. 문 전 대표가 30%이상 웃도는 지지율로 끝없는 독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바른정당의 주자인 유 의원과 남 지사는 3%내외로 그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여야 주자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문 전 대표를 뛰어 넘은 바 있어 암묵적 표심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상승은 새누리당의 호재로도 다가왔다.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성향 지지층의 결집효과와 새누리당 지지율 상승효과가 나타났다. 또 각종 여론조사 기과이 시행하는 설문조사 응답율 자체는 10% 미만으로 보수계층의 뒷심이 발휘될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4개 정당이 제각각 대선 후보를 선출해 레이스를 펼칠 경우 덩치가 가장 작은 바른정당의 승률이 높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따라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김 의원의 결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인이 국민 앞에 정치적 결단을 내려서 불출마 선언을 한 상황에서 이것을 번복해 다시 출마하겠다는 얘기는 저로선 참 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일단 재등판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런 결심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제 마음이 변화가 없다"며 향후 입장이 선회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의원이) 출마하라는 분위기가 많이 무르익게 되면 그땐 고려해볼 만하지 않을까"라며 김 의원의 재등판론 분위기를 주도했다.

장제원 대변인도 "(김무성 의원이) 바른정당 경선에 참여하는 희생이 필요하다. 의원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다"며 힘을 보탰다. 같은 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김 의원의 대선 출마에 대해 '존중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에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입장 발표는 다소 섣부르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바른정당의 대안으로 김 의원이 대선 레이스 대열에 합류해도 TK 표심이 몰려들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그의 재등판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리스크가 많은 황 권한대행이 최종적으로 여권 후보가 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범보수 후보단일화에 따라 김 의원의 대권행(行)에 무게를 싣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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