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김진도 출사표...황교안, 김무성 셈법은 어떻게?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경상남도 서울본부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16일 '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어 경선판 키우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무죄판결을 받은 지 4시간 만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대권 도전 입장 내비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저의 모든 성심을 다하겠다"면서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앞서 원유철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원내대표와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대선 경선 대열에 합류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레이스 하차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황교안 권한대행과 재등판론을 염두하고 있는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언제 출사표를 던질지도 관건이다.

본지가 당 관계자에게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홍 지사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황 권한대행이 자유한국당 소속 주자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 지사에 대한 지지는 경선판을 키워 확실히 보수재결합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들이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등장만으로도 효과가 드러나고 있어 수면 밑 전략도 주요 관심대상이다.

현재 원내 교섭단체들의 입장에 따라 각각의 후보를 내 4자 대결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 대세론'에 맞서기 위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연대는 불가피하다. 바른정당 소속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범보수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며 벌써부터 군불을 지피고 있는 이유다.

홍 지사의 대선 출마 바람이 불면서 일단 황 권한대행과의 경쟁구도가 그려진다. 황 권한대행의 대선 레이스 진입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상승효과로 이어진 만큼 홍 지사의 합류는 보수세력의 재결집 효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바른정당은 더 난감해졌다. '김무성 재등판론'에 부채질을 시작했지만 자유한국당이 한 발 먼저 치고 나가며 주목받자 분위기를 선점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날 김 의원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조찬회동을 갖고 '분권형 개헌'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제3지대론을 수면 위로 띄우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야 핵심 킹메이커들인 이들의 연대가 사실화 될 경우 이번 대선 레이스의 큰 지각변동이 벌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무성 재등판론'과 흥행몰이이 성공하면 민주당의 독주와 급부상하는 자유한국당에 맞서 팽팽한 3자 구도가 형성된다.

이후 보수정당의 단일 후보가 탄생할 경우 어느 한 쪽도 승리를 낙점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갈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