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신현지 기자] 1990년 '아가씨와 건달들' 2009년 '살인마 잭'(잭더리퍼)을 통해 그 진가를 발휘한 안재욱과 수려한 외모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이지훈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2009년 초연 이후 8번째 시즌을 맞은 뮤지컬 안중근에 안재욱(46)과 '가수' 이지훈(38)이 열연한다.

두 배우의 공연에 있어 그들의 무대 면면이 세밀한 해석과 함께 차이를 두었다. 즉, 안재욱은 정확한 발성, 차분한 호흡으로 호소력 짙은 중후함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에 대해서 그를 살해할 수밖에 없었던 15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하는 장면에서, 인간 안중근의 진심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쏟아내는 안재욱의 폭발력이다.  

안재욱은 조정래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지난 2015년 초연한 이 뮤지컬에서 '송수익'을 맡아 연기력 못지않은 호소력 짙은 노래를 선보였다. 나라를 향한 애절한 마음이 그의 노래로 치환될 때 절실함이 더해졌고, '안재욱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지훈은 지금까지 그가 감당해온 역 중 가장 무게감이 있는 캐릭터로서 어느 때보다 부담과 책임을 갖고 이 역할에 임했다는 전언이 들리는 만큼 그 열연은 대단하다. 특히 이지훈이 가장 빛나는 무대는 1막 마지막 '그날을 기약하며'로 그의 비장미에 관객들은 진한 감동을 전해 받는다.

이지훈은 1996년 '왜 하늘은'과 2006년 '알타보이즈'로 뮤지컬계에 입문했다. 이어 '에비타'의 혁명가 '체 게바라', 뮤지컬 '엘리자벳'의 무정부주의자 '루케니', 뮤지컬 '라카지'에서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겨내는 '앨빈', 등 뮤지컬을 찾는 관객들에게 배우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라이선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는 타이틀롤로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안재욱의 호소력 짙은 중후함과 훤칠한 외모로 청년 안중근의 당당함을 끌어내는 이지훈의 열연에 대형 창작 뮤지컬 '영웅' 흥행 열기는 꺾일 줄 모른다. KOPIS(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막일인 18일부터 관객 5만578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일제강점기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웅'은 오는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끝으로 지방 투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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