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모여 있는 ‘민주당 3인방’, 등 뒤에 숨긴 칼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더문캠', 안희정 충남지사의 '안희정 캠프',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재명의 국민서비스센터' 모습.(사진=설석용 기자))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19대 대통령 선거가 무려 7개월이나 빠르게 치러지는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게다가 집권여당이 분열된 상태로 펼쳐지는 대권 경합에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무서운 기세가 정국을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연일 이슈를 몰고 다니고 있는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등 민주당 3인방의 활약에 타후보들이 견제구를 던져보지만 이들의 팀파워를 제압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민주당 내부 경선 결과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라는 해석까지도 분분하게 등장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7일 차기 대선을 앞두고 최고의 흥행실적을 내고 있는 민주당 3인방의 대선캠프를 직접 찾아 그들의 분위기를 관찰했다. 대세론을 입증하고 있는 ‘더문캠’은 탄탄한 조직력을, 섹시한 킬러 ‘안희정 캠프’는 젊은 감각을, ‘이재명의 국민서비스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이끌어가는 개방형 캠프로 정서적 교감을 이끌어내 눈길을 끌었다.

 

탄탄한 조직력 바탕한 더문캠, 3개층 완비

캠프 입구부터 섹시한 안희정의 ‘시대교체’

‘손가락 혁명군’ 캠프, 개방형 소통창구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캠프인 '더문캠'(사진=설석용 기자)

‘더문캠’ 캠프 면적도 매머드급...“인원은 계속 증가될 것”

황교안 권한대행이 오는 5월 9일을 대선일로 공포하면서 정치권의 대선시계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특히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 민주당 경선 레이스는 이번 대선 최대 흥행몰이에 일단 성공했다.

이 중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등 민주당 3인방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맞은편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같은 당 소속 대선후보들인 이들은 한때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지만 동지적 경쟁자로서 생존경쟁에 돌입한 이상 서로에 대한 경계와 견제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공식 대선캠프인 ‘더문캠’은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더문캠’은 ‘문재인 대세론’을 증명이라고 하듯 대산빌딩 4층에는 기자실과 공보팀을 남겨놓고 5층과 6층에 정책, 비서, 소셜미디어 팀을 완비해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한 층 또는 한두 개의 사무실을 운영하던 기존 선거캠프 모습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였다. 기자실이 마련돼 있는 광경 역시도 다소 낯선 모습이다. 대선주자의 캠프라고 하기 보다는 인력과 재력이 겸비된 한 중소기업의 사무실의 분위기에 더 가까웠다.

‘더문캠’을 찾은 순간 가장 처음 드는 생각은 단연 ‘엄청난 규모’였다. 날마다 지지선언을 하는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과 영입인사들로 참모진의 규모가 얼마만큼 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는 건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의 대선캠프 역시 3개 층을 아우르는 면적과 그곳에 풀가동되는 인력이 그 규모를 입증하고 있었다.

‘더문캠’ 조용우 공보팀장은 “현재 상근하고 있는 인력은 150명 정도고,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인원이 점차 늘어갈 것”이라며 “공간이 제한적이라 협소하더라도 인원 추가는 계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동우국제빌딩에 자리잡은 '안희정 캠프'(사진=설석용 기자)

조용한 킬러 안희정, 대문부터 섹시하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캠프인 ‘안희정 캠프’는 서울 여의도 동우국제빌딩 8층에 자리를 잡았다. ‘더문캠’과는 불과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동우국제빌딩 8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안희정 캠프’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 지사의 대형사진으로 도배된 현관문을 만날 수 있다. 검은색 바탕에 온화하게 미소 짓고 있는 안 지사의 사진이 평소 그의 이미지를 보여주듯 젊음과 세련됨을 말해주고 있었다.

또 캠프 복도에 즐비하게 전시돼 있는 그의 사진들은 한시도 그에게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부리고 있었다. 잘생김으로 여심을 흔들고 있는 안 지사의 매력이 캠프 입구에서부터 물씬 풍기고 있는 것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 지사가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운 ‘시대교체’를 솔선수범이라도 한 듯 대부분 젊은 청년들로 구성된 파티션 안에서는 ‘시대교체’를 위한 그들의 분주함이 돋보였다.

‘안희정 캠프’ 공보팀 최치양 씨에 따르면 “캠프는 60여명의 상근 인력으로 구성돼 안 지사를 보좌하고 있다”며 “‘안희정 캠프’는 대체적으로 젊고 작은 조직을 선호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인원 증편 계획에 대해서는 “캠프 규모가 넓지 않아 인력을 더 충원할 공간도 없을뿐더러 당초부터 스몰형 조직 구성을 의도했기 때문에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여의도 B&B빌딩 3층에 위치한 '이재명의 국민서비스센터'(사진=설석용 기자)

‘이재명의 국민서비스센터’ 가장 큰 힘은 자발적 참여

이재명 성남시장의 대선캠프는 ‘손가락 혁명군’들의 개혁캠프로 잘 알려져 있다. 캠프 구성 자체가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져 있으며 그들은 사비로 식대와 숙박, 교통비 등을 해결하며 이 시장의 당선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시장의 대선캠프 구자필 사무장은 ‘대선캠프보다는 국민서비스센터’라고 호칭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받아 운영되는 만큼 국민을 위한 서비스센터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다.

이재명의 국민서비스센터는 서울 여의도 B&B빌딩 3층과 4층에 꾸려져 있다. 3층은 종합상황실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고, 4층은 정책, 기획, 디자인 실무를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공간이다. 캠프 관계자는 약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상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의 국민서비스센터 안에서는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직접 지지자들을 찾해 정보전달이나 투표 독려 등의 콜센터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전투적인 상황실에서 이들은 자발적인 선거활동으로 이 시장 지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구 사무장은 “이 후보님이 지방 일정을 나가실 때엔 그 지역 지지자들이 직접 찾아와 일정을 함께 한다”며 “다른 주자들과 다른 점은 여기에 있다”고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참여도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 후보님이 길거리에서 국민을 만나는 걸 좋아하신다”며 “기존에 있던 세력들의 영입보다 국민과의 소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구시대적 세력화를 벗어난 선거활동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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