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오일 "크레인 넘어진 원인 파악 중"...업계 관계자 "기계 결함, 적재량 초과, 하부 지지대 부실공사 등 가능성"

(사진=박은미 기자)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21일 낮 12시 2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스오일 울산 RUC(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 공사현장에서 폭살 사고가 발생했다. 110m 높이의 대형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유류 이송배관을 건드린 것이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근로자 5명이 가슴과 다리 등에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가운데 한명은 다발성 늑골 골절로 현재 응급수술을 받고 있다.

사고의 단초가 된 크레인 추락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에스오일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크레인이 넘어진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며 "작업을 중지하고 경찰과 협조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크레인 자체 기계결함, 적재량 초과, 하부 지지대 부실 공사 등으로 인해 크레인이 쓰러질 수 있다"며 "다만 많은 화물을 실을 경우 경고음이 울리게 되어 있기에 적재량 초과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공사현장의 크레인은 엄청난 무게에도 쓰러지지 않도록 땅속에 콘크리트를 부어 고정한다"며 "크레인 하부 기초공사가 작업지시서 설계도와 다르게 부실 공사로 진행 될 경우 종종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넘어진 크레인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출동한 울산소방본부와 자체소방대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다만 파손된 배관 설비가 뒤엉킨데다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가 전소돼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화재 직후 대량의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놀란 작업자들과 인근 공장 관계자 수백명이 일제히 대피하기도 했다.

폭발한 배관에는 윤활유 400ℓ와 벙커C유 200ℓ가 이송중이었으며,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이 곧바로 메인밸브를 차단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해당 공사현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사고가 난  RUC(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 현장은 하루 7만6000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이나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 생산하는 설비로 지난해 5월 착공했다.

에쓰오일은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해 RUC시설과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 시설을 함께 건설하고 있다. 내년 4월 완공 예정이지만 이번 사고로 건설 일정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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