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구조조정 일단락

[뉴스포스트=도기천 기자] 일주일 사이에 7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지지부진했던 저축은행 구조조정 작업이 일단락됐다. 금융당국이 강변하듯이 일단 '부실'을 이유로 한 영업정지는 마무리된 셈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영업정지를 받은 저축은행의 정상화 여부에 몰리고 있다. 올해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은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해 계열사인 대전, 전주, 부산2, 중앙부산저축은행과 삼화, 보해, 도민저축은행이다. 이는 저축은행 105개 가운데 15%에 해당한다.

◇당국, 저축은행 정상화 우선…매각 논의 섣불러

당장 삼화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검사를 거쳐 부실 규모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삼화저축은행이 부실을 이유로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면 나머지는 부실과 함께 유동성 부족도 원인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2~3주에 걸친 검사 이후 적기시정조치 부과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검사 결과 BIS비율 등 경영상태가 건전하고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되면 영업재개가 가능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영업 정지당한 저축은행 중 BIS비율은 높지만 유동성 부족이 원인인 곳들이 있다"며 "현재 정상화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M&A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밝혔다.

실제 보해저축은행의 경우 대주주인 보해가 "계획 중인 증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유동성이 확보되면 6개월 이전이라도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혀 조기 정상화가 기대된다.

그러나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경영개선명령 수준의 부실이 확인되면 매각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에 대해 실사를 거쳐 우선 대주주의 증자나 자본유치 등을 추진하겠다"며 "다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곳은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사, 저축은행 매물에 관심

그러나 지난해부터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저울질하는 기업들이 많은 데다 금융지주사들도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벌써부터 M&A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우선 유력한 인수 후보는 금융지주사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금융지주를 설득해 지난달 5일 부실 저축은행 인수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상황이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에 선정돼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화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을 기준으로 자산은 1조3903억원이지만 7월 말 현재 부채가 자산을 504억원이나 초과하고, 6월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42%로 영업정지를 당했다.

신한, KB, 하나금융도 마땅한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규모 1조원으로 업계 1위였던 부산저축은행과 계열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예보에 따르면 매각이 진행될 경우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부산계열 저축은행들은 함께 매각하는 것보다 개별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관심을 기울여왔던 2금융권도 본격적인 매물 탐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는 지난해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주식취득 신청을 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등 저축은행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그밖에 메리츠금융그룹 등도 저축은행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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