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문재인 원색 비난 후 사실상 홍준표 지지선언...'캐스팅보트' 충청표심에 영향미치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좌)·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사진=뉴스포스트DB)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종필(JP)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국무총리가 문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으로 충청권 표심에 JP의 발언이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文, 이런놈을 뭐하러 지지하냐" 비난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통령 후보는 지난 5일 김 전 국무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해 녹취록을 공개했다.

JP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김정은이 자기 할아버지인줄 아는, 이런 놈을 뭐하러 지지하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나는 뭘 봐도 문재인은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다들 생각들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문재인이 얼마전에 한참 으시대고 있을 때 당선되면 김정은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고 평가절하 했다.

JP는 문 후보를 거듭 거론한 뒤 "김정은이가 자기 할아버지인줄 아냐. 빌어먹을 자식"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문재인 같은 그런 얼굴은 대통령이 될수가 없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문재인이 뭐가 좋아서 사람이 모여있느냐"라고도 했다. 

JP는 그러면서 홍 후보에게는 사실상 지지 선언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JP는 홍 후보가 사저 안으로 들어올 때 "대통령이 오시는데 왜 서있어? 절들을 해야..."라고 주변 인사에게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JP는 홍 후보에게 "얼굴을 보니 티가 없다"며 "(대통령이) 됐으면 참 좋겠다. 다른 사람은 (얼굴에) 티가 있다. 하자가 있단 말"이라고 홍 후보를 치켜세웠다.

 

'안갯속' 충청권 표심 염두?

그간 JP는 "좌파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식으로 우회적인 문 후보 반대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이날처럼 문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따라 충청권 표심에 JP의 발언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충청권는 매 선거마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 후보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실제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13대 대선 이후 줄곧 충청권 표심을 잡은 후보가 대권을 잡았다. 이번 대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충청권의 유권자(442만2438명) 수가 호남권(426만2507명)을 추월하기도 했다. 

특히 15대 대선 때는 김대중 후보가 충청권에서 이회창 후보를 제친 40만 표 차이가 전국 표차와 같아 대선에서 충청권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충청권 표심은 대선 때마다 중요 관전 포인트로 이번 대선 역시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전국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충청권의 경우 문재인 후보가 46%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각각 20%, 18%씩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3일부터 19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됨에 따라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JP의 발언이 충청권의 표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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