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7017에서 내려다 본 차도 (사진=우승민 기자)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서울로 7017’에서 개장 열흘만에 외국인이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경비 인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차단벽을 더 높이는 것은 일단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1시 50분께 카자흐스탄 출신 30대 남성 A씨가 서울로 7017에서 투신해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운영적인 부분으로는 이번 사고로 경비 인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시설적인 부분으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추가 안전대책이 마련되어있지 않다”며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시설적인 문제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서울역 서부역 앞 청파로 인근 지점에서 1.4m 높이 투명한 안전벽을 넘어 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안전용역직원은 투명차단벽을 가로지르는 난간에 올라서는 카자흐스탄인 A씨(32)를 발견한 한 시민의 신고를 받았다. 이에 공원을 관리하는 보안요원과 경찰, 시민들이 A씨를 만류하며 다가갔으나 A씨가 접근을 거부했고 119가 도착하기 전에 고가 아래로 떨어졌다.

경찰은 A씨가 소지하던 다이어리를 분석한 결과 이달 4일 메모에 “나는 서울로 간다. 카지노. 행운이 따르기를 빈다. 신이 도와주기를 바란다”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3~15일에는 각각 900달러와 1280달러(총 2180달러, 약 250만원)을 잃었다는 메모가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 현장에 안전용역직원 16명을 배치,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24시간 5명씩 3교대로 근무한다. 이밖에 서울시 직원 2명이 철야로 폐쇄회로(CCTV)를 모니터링한다. 경찰도 순찰활동을 벌인다.

사고가 밤늦은 시간인 오후 11시 30분에 발생했지만 보행길이라는 취지에 따라 심야 시간 통행통제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

또한 서울시에 따르면 1.4m 높이의 투명차단벽도 더 높이는 것은 일단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외 주요보행길의 난간높이는 1.2m 선이지만 서울로 7017은 안전을 고려해 20cm를 높였다. 설계자인 위니 마스도 더 이상 올리는 것은 반대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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