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매입임대, 최장 12년 동안 빈집도 있어
5년간 26만가구 하자발생, 4년간 2배 급증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 공급사업이 '속 빈 강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공급한 임대주택 중 3년 넘게 입주자를 구하지 못한 가구는 25.5%로, 일부는 최장 13년 동안 빈집으로 방치돼 있었다. 특히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공실률이 4년 새 3배가량 증가한 반면 하자 발생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주거안정을 책임져야할 LH가 실적에 급급해 매입만 서두를 뿐, 거주환경의 질과 관리를 내팽겨 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스포스트DB)

빈집, 4년새 3배 급증

올해도 LH의 부실한 임대주택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1년 이상 빈 집으로 방치된 곳은 무려 5417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부터 2016까지 빈집 방치로 인해 발생한 임대료 손실액은 총 303억여원에 달했다. 

이 중 3년 넘게 입주자를 구하지 못한 임대주택은 1380가구로, 25.5%를 차지했다. 1년 이상 비어있는 임대주택 4집 중 1집은 최소 3년 이상 비어 있는 셈이다. 

3년 넘게 공실 중인 주택 유형별로는 기존주택 매입임대가 659가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국민임대가 594가구, 신축다세대 매입임대가 76가구, 영구임대가 38가구, 10년 공공임대가 13가구 순이었다. 

특히, 이들 중 서울 관악구에 있는 기존주택 매입임대의 경우 4580일, 즉 13년가량 빈 집으로 방치되고 있었는데, 그 사유는 주거취약계층인 서민들조차도 입주를 꺼릴 만큼 거주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공실 기간이 긴 곳은 충북에 있는 제천장락4 국민임대주택으로 약 12년 동안(4260일) 빈 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고, 대전 노은반석 국민임대주택이 4219일로 뒤를 이었다. 각각의 공실 사유는 주변과잉공급과 채광불량 등이다. 

LH가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매입한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3110가구는 빈집으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043가구 수준에서 4년 새 3배 가량 한 것으로 공실률은 4.2%에 달한다.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은 지난해 기준 7만 3461가구이며 매입에 투입된 주택도시기금 지원금은 총 5조 3027억원에 달한다.

임종성 의원은 "LH가 임대주택을 이렇게 장기간 내버려둔 것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며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다양한 공가 축소방안을 적극 활용해,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안호영 의원실)

26만 가구서 하자 발생

LH 분양주택 및 임대주택에서 하자 발생도 꾸준히 늘고 있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LH 분양 및 공공임대 주택에서 13만7677가구, 국민임대주택은 12만4456가구에서 하자가 발생했다. 

하자가 발생한 가구수는 2012년 3만5479가구에서 2013년에는 3만9611가구, 2014년 5만5195가구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6만9293가구에서 하자가 발생했다. 2012년에 비해 2배 증가한 셈이다. 

유형별로 보면, 창호(개폐미흡·파손·손잡이 잠금 미흡)가 84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구(주방가구 탈락·문짝파손·개폐미흡) 7893건, 도배(변색·곰팡이) 6532건, 타일(파손·탈락·구배미흡) 5457건, 바닥재 (변색·수평미흡) 5070건 순으로 하자가 나타났다.

안호영 의원은 "작년에 7만건에 육박하는 세대에서 하자가 발생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LH는 입주자들의 주거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하자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