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또예프스끼로 오늘을 진단하다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당대 러시아 사회를 날카롭게 그려냈던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의 간질병과 그의 작품을 통해 오늘을 진단한 신경과 전문의 김진국 저자의 ‘어리석음의 미학'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어리석음의 미학’을 통해 200년 전 러시아와 200년 후 한국사회의 닮은꼴을 파헤치는 한편 독자에게 물음을 던진다. 오늘의 당신은 정말 행복하냐고.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진다. 소설 ‘죄와 벌’에 등장하는 라스꼴리니꼬프는 신분 상승을 꿈꾸며 도시로 오지만 관 속 같은 방에 틀어박힌 외톨이로 살아간다. 골방에서 세상에 대한 불만을 키워가던 그는 결국 전당포 노파와 그 여동생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이것이 소설 속 19세기 러시아의 모습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누울 자리만 겨우 보전되는 고시원에 틀어박혀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은둔형 외톨이나 좌절과 분노로 약자에 대한 혐오를 키워가는 요즘 사람들은 라스꼴리니꼬프의 모습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본문 중에서 발췌 )

또한 지독한 간질병을 겪었던 도스또예프스끼는 근대 행렬의 낙오자였고 근대사회의 이방인이었으며 근대가 배척하고 경원하는 병자였기에 그의 소설 속 인물은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을 찾기가 어렵다고 주지시킨다.

하지만 지독한 간질병 환자로 사회에 적의와 혐오가 가득했던 도스또예프스끼가 자신과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을 수 있었던 것은 건강한 사람이 볼 수 없는 ‘일상의 신성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이 책의 의미를 밝힌다.

 

■ 어리석음의 미학

 

김진국 지음| 시간여행 펴냄|310 쪽| 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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