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의원시절 보좌진들이 롯데홈쇼핑 후원금을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횡령했다는 의혹과 관련, 결국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급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두 번째다.

(사진=뉴시스)

16일 전 수석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길지 않은 시간 동안이지만 정무수석으로서 최선의 노력으로 대통령님을 보좌하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전 수석은 “그저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시는 대통령께 제가 누가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놓는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문재인 정부를 끝까지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 수석은 과거 보좌진의 비리 의혹에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만연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이스포츠를 지원 육성하는 데 사심없는 노력을 해왔을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제든 검찰에 나가 소명을 하겠다. 언론도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는 신중을 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하루빨리 진실이 규명되어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전 수석의 의원시절 비서관인 윤씨와 김모씨,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조모씨, 조직폭력배 출신 브로커 배모씨 등 4명을 잇따라 구속했다. 이들은 전 수석이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대외 협찬비(후원금) 형태로 e스포츠협회에 약 3억원을 받아 1억1000만원을 허위계약 형태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낸 후원금에 방송 재승인과 관련한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전 의원은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으로 롯데홈쇼핑 재승인 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현재까지 협회가 후원금을 제공하는 과정, 협회가 운영되는 과정을 수사 중”이라면서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전 수석에 대한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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