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아 금융권 수장들이 경제 정책 방향성과 경영 철학이 담긴 신년사를 내놨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올해 화두로 '혁신성장'과 '신뢰회복'를 꼽았고, 시중은행들은 '협업을 통한 디지털 전략 강화'를 제시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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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신뢰회복 '화두'

올해 신년사로 본 금융당국의 화두는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 개선'과 '혁신성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혁신성장'과 '신뢰회복'에 역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금융위원장은 "최우선 역점 과제가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이라며 "창업에서 성장, 회수, 그리고 재기에 이르기까지 기업성장 사이클에 맞춰 필요한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금융과 실물경제의 연결고리를 보다 치밀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과제로는 금융의 '신뢰회복'을 제시했다. 최 금융위원장은 "공공기관 부당채용 등이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채용·인사 관련 비리 적발시 엄중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가계부채 종합대책 및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 뿌리내릴 때까지 지속 관리하고, 시장금리 상승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체이자 수준을 점검하는 등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회사들을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경제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체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성장세가 회복되고 재정이 확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 노력에 힘입어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부채의 총량수준이 높은 데다 증가속도가 소득에 비해 여전히 빠르다"며 "중장기적으로 부채증가율을 소득증가율 이내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선도 금융기관으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과 중소·중견기업 집중 지원 등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지원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비상상황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은행의 미래를 고민하고 수익성을 높여 정책금융의 지속가능성과 은행의 장기발전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 손태승 행장 (사진=뉴스포스트DB)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 손태승 행장 (사진=뉴스포스트DB)

은행권, 협업 통한 디지털전략 강화

시중은행 CEO들은 체질 개선을 통한 그룹간 시너지 극대화를 주문했다. 금융과 다른 업권 간 경계가 무너지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 메뉴얼로는 차별화 된 '플랫폼 전략'을 뽑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룹 시너지'를 강조하며 계열사들간의 협업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올해는 모든 계열사가 한 팀이 돼 그룹 시너지가 극대화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며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 겸직을 시작하는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은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KB만의 시너지 창출하자"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회장은 "데이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 인증 등 핀테크 영역에는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며 "모바일 금융 플랫폼과 비대면 채널, 글로벌 진출도 새로운 생각과 접근으로 KB만의 차별화된 이정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강조했다. 

손 행장은 이를 위한 5대 경영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지속성장 기반 확보 ▲현지 맞춤형 영업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 ▲차별화된 금융플랫폼 구축을 통한 디지털 시대 선도 ▲서민금융 지원 및 혁신기업 투자를 통한 은행의 사회적 책임 완수 ▲1등 종합금융그룹 도약으로 기업가치 제고 등을 제시했다.

특히 올해 슬로건을 '우리 올 투게도, 올 뉴 우리(Woori All Together, All New Woori)'로 정하고 "우리 모두가 하나 돼 새로운 우리은행을 만들어가자"고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휴머니티(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참여형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전통적 금융기관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는 서로 경쟁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아가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참여형 플랫폼이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업체와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도전으로 금융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내년도 핵심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금융사 전환'을 내세웠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디지털"이라며 "국내 어떤 금융사도 디지털 금융을 전략 사업으로 채택하지 않은 곳이 없는 점을 인지하고 올해 디지털 금융사 전환에 좀 더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대표 플랫폼과 협업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TO 플랫폼 전략', 모바일 플랫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BE 플랫폼 전략'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차별화 전략으로 중기금융시장을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특히 김 행장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시장과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일대 격전이 예상된다며 ▲중기금융시장, 압도적인 차별로 선도 ▲디지털 혁신인재 1만명 육성 ▲동반자 금융을 통한 역동적인 창업시장 조성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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