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문현우 기자]결혼을 빌미로 여성들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가족사기단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서정식)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김모(50·여)씨와 남편 이모(4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돈 많은 집의 딸에게 접근해 자신의 아들 박모(29)씨와 교제하도록 하고 혼인신고 없이 같이 살게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와 이씨는 화목한 가정인 것처럼 연기하면서 아들이 만난 여성들에게 호감을 샀다.

직업·나이 속이고 여성들 등친 가족 결혼 사기단 구속기소. (사진제공=뉴시스)
직업·나이 속이고 여성들 등친 가족 결혼 사기단 구속기소. (사진제공=뉴시스)

결혼 약속이 이뤄지면 김씨 등은 결혼식 비용 등을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이들의 수법에 당한 여성은 모두 6명이나 된다. 김씨 등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성 6명에게서 뜯어낸 돈은 17억9700만원에 달했다.

박씨는 대전의 한 폭력조직 조직원인 자신을 의사, 사업가 등으로 소개했다. 직업과 나이, 재산 모두 속였다.

피해 여성들은 이들을 고소하기도 했지만, 김씨와 박씨가 “결혼하려다 갈등이 생겨 헤어졌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혐의 처리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SBS TV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취재를 시작하자 박씨가 자수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김씨와 이씨는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달 19일 강원도 고성에서 붙잡혔다. 피해 여성 가운데 한 명인 A씨는 김씨 등과 함께 달아났다가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9일 도망쳤다.

검찰에 따르면 자신의 피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던 A씨를 설득해 김씨와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극한 상황을 유발한 대상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현상인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져 자신의 피해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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