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수천만원대 명품가방을 수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MB 선거캠프가 관련 보도를 막기 위해 대가를 약속하는 각서까지 쓴 정황도 포착됐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0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2007년 8월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노란 보자기에 싼 에르메스 가방을 뉴욕 사업가 A씨로부터 받았다. A씨는 그 대가로 한국에서 영어마을 사업을 하는데 도움을 얻으려 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미국 교민사회에 퍼졌고, 현지 신문사가 취재를 시작하자 캠프에서 약 2800만원으로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것. 당시 MB캠프의 인쇄사업을 맡은 또다른 뉴욕 여성사업가 강모씨는 “당시 한나라당 경선 홍보물 인쇄 비용의 일부인 2800만원을 무마용으로 제공하고 대선 뒤 도움을 주겠다는 각서를 정 전 의원 등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이 공개한 각서에는 ‘이 회사의 업무 효율성을 위해 사업분야에 대한 물량을 가능한한 우선적으로 배정해 줄 것을 확인합니다’라고 써 있다. 각서 하단에는 정 전 의원의 친필 사인이 들어갔다.

 

‘경천동지’ 함구하던 정두언 ‘잠적’

김 여사에 제기되는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각서까지 쓴 정 전 의원은 현재 모든 언론의 연락을 피하고 잠적한 상태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월부터 김 여사와 관련해 경천동지(驚天動地·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할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일은 “제가 죽기 전에나 말할 수 있다”며 함구해왔다.

정 전 의원의 ‘경천동지’ 발언은 지난 1월 모 언론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이 폭로는 시간이 지나며 구체화됐다. 며칠 뒤 정 전 의원은 또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경천동지’가 “돈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말했고 “후보 부인의 역할이 크다. 또 부인들 사이에서 비용이 많이 나가고 하니까 거기에 정치자금이 들어간다”고도 말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2007년 대선 막판에 김윤옥 여사가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정신 나간 일을 한 것”이라며 경천동지할 일이 김 여사와 관련됐다고 특정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 줬다”면서 자신의 사재까지 털어 입막음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경천동지할 일이 세 번 있었다”고 말한 바 있어 이번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외 다른 의혹이 있는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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