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6·13 지방선거 시즌이 다가오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당내 비홍 의원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불화의 씨앗은 ‘공천’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홍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자를 내는 문제부터 골칫거리다. 후보자로 거론됐던 홍정욱 헤럴드 회장과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모두 손사래를 치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올드보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불출마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결국 홍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 일부 중진의원에서 제기됐다. 이에 홍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의 목적은 나를 (서울시장에) 출마시키면 당이 공백이 되고 그러면 당권을 차지 할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줌도 안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도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은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부산시장 공천도 한때 홍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린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히며 돌아섰다. 앞서 홍 대표가 지난달 16일 부산시장 후보자에 서병수 현 부산시장을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했기 때문.

이에 이 전 최고는 19일 “시민을 우습게 알고 선거 때면 오만하고 교만한 공천을 하는 정당에서 이제는 정치아웃을 선언해야 한다”며 “돈도 빽도 없어 높은 당의 공천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있을 깨끗하고 능력있는 무명 신인 후보들과 함께 무소속 연합을 통해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판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돌풍을 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같은날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에는 늘 잡음이 있기 마련”이라며 “내 측근이라고 자처하면서 행세 하던 사람도 공천에 떨어지니 내 비방만 하고 다니는 것이 현 정치 세태”라고 응수했다. 이어 “측근도 깜이 되어야 선거에 내보낸다. 깜도 안되는 사람을 무리하게 공천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사천”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친홍vs비홍 난투극 승자는?

어수선한 분위기에 ‘비홍’ 라인과 ‘친홍’ 라인 의원들도 한마디씩 거들며 한국당 내홍은 점입가경이다.

이날 ‘비홍’ 라인인 김진태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당은 대표의 놀이터가 아니다. 6.13 지방선거까지 모든 선거일정을 당 공식기구에 맡기고 대표는 일체 발언을 자제해주길 당부드린다. 안 그러면 다같이 죽는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당은 총체적 난국이고, 지방선거 승리는 갈수록 요원하다”며 “이제 친박은 없다. 홍 대표의 정치적 셈법만 존재한다. 박근혜 동정심을 팔아 정치적으로 연명하려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연명이 가능했으면 홍 대표가 먼저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은 홍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장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후보영입에 차질이 생긴 것을 두고, 마치 전국적으로 후보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당을 의도적으로 흠집 내려는 악의적 비난”이라며 “정치는 하고 있는 싶은데 한 뼘의 존재감없이 신세한탄만 하던 인사들이 이것도 기회라고 당을 물어뜯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과거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전여옥 전 의원은 이같은 한국당 내홍을 ‘기회주의자 올드보이 VS 레드 꼰대 대결’로 정리했다. 이날 전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례대표나 다름없는 강남3구 그리고 TK지역에서 다선하면서 폼만 재는 ‘올드보이’들 정말 지겹다”면서도 홍 대표를 두고 “(홍 대표는) 대표인 나를 흔드는 것은 곧 당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내가 당이다’라는 오만과 독선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지방선거 아무리 좋지만 ‘나라의 앞날’걱정부터 해야 한다. 자신을 객관화시킬 ‘초심’과 ‘냉철함’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꼰대 레드씨’로서는 정권잡기는 날 샌 ‘불임정당 대표’로 코마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