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회의에 불참하면서 그 이유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대외메시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정치국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출처=조선중앙TV 캡쳐)
지난 9일 정치국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출처=조선중앙TV 캡쳐)

12일 조선중앙통신은 보도에서 최고인민회의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 북한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고 전했으나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회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10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최초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에 우리로 치면 ‘정기국회’인 최고인민회의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또다른 대외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통상적인 수준의 의제만 논의됐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을 위한 내각의 2017년 사업정형과 2018년 과업 △작년 결산 및 올해 예산 △조직문제 등 세 가지 사안이 안건으로 논의됐다.

특히 ‘조직문제’ 안건의 경우 지난해 총정치국장에서 실각한 황병서가 김정은 위원장의 제의로 국무위원장 부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황병서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서열 2위’를 다투던 거물 인사로 지난해 10월 돌연 당에 대한 불손한 태도를 문제로 처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병서의 완전한 ‘퇴출’로 국무위원장 부위원장은 공석이 돼 국무위원회는 당분간 박봉주 내각 총리와 최룡해 당 부위원장의 2톱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병서의 후임으로 신임 군 총치국장을 맡은 김정각은 국무위원장 부위원장 자리가 아닌 국무위원 자리를 차지했다.

국무위원회 위원이던 김기남·리만건·김원홍도 국무위원회에서 배제됐다. 이 자리는 박광호 당 선전 담당 부위원장, 태종수 당 군수공업 담당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됐다.

또 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직무변동된 것과 관련하여 박태성 대의원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에서 소환하고 정영국 대의원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으로, 김수길·박철민·김창엽 대의원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보선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예산보다 5.1%포인트 증가한 예산안이 채택됐다. 지출총액의 47.6%는 인민생활향상 자금으로 돌렸고 국방비는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늘어난 15.9%가 활용된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인민 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향상시키는 것을 중심과업으로 틀어쥐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의 세 번째 해의 전투목표를 기어이 수행할 것”이라며 “내각은 올해에 경공업과 농업, 수산전선에서 생산적 앙양을 일으켜 인민생활향상에서 전환을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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