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여야간 정쟁 속에 4월 국회는 본회의를 단 한차례도 열지 못하고 끝나는 최악의 국회로 막을 내렸다. 30일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주재로 정례회동을 갖고 국회정상화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5월 국회도 공회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사진=뉴시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노회찬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이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노회찬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국회 정상화 문제 등 현안 논의를 위한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일명 ‘드루킹 사건’ 특검법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전 민주당 당원인 김모(49·필명 드루킹)씨와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연계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도입하자”는 입장이어서 대치 상태다.

여야는 4월 빈손국회의 책임을 서로에 돌렸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회를 정쟁과 방탄으로만 활용하려는 한국당의 ‘민생 보이콧’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한국당은)국회의장 주재의 교섭단체대표 회동에서도 민생법안 처리, 일자리와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추경 등의 의사일정을 거부했다. 정쟁용 특검만을 주장하면서 국회를 다시 보이콧하겠다는 것에 대해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한국당이 5월 국회를 소집한 것을 두고도 ‘방탄국회’라고 비판했다. 헌법 상 현직 국회의원은 ‘국회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누리는데, 한국당 요구로 5월 2일에 임시국회가 소집돼 곧바로 회기가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계류 중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세계가 역사적인 2018 남북회담 환영하며 찬사를 보내던 27일 한국당은 방탄용 5월 국회를 단독소집했다. 4월 국회를 보이콧으로 일관하더니 5월 국회 소집한 것은 누가봐도 홍문종·염동열 보호 방탄국회”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드루킹 게이트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오늘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대표 회동에서도 특검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야3당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5월 국회는 없다’고 할 때는 언제고, 남북정상회담의 국회 비준이 과제로 넘겨졌으니 하명을 받아 5월 국회는 열어 놓고 특검을 비롯한 논의를 추후 계속하자는 앞뒤 안 맞는 주장까지 펼쳤다. 결국 특검은 절대 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것이 방탄국회”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도 ‘드루킹 특검’을 주장하며 한국당 편을 들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은 성공적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말하면서도 ‘댓글조작 특검’ 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서 “‘댓글조작 게이트’는 더 이상 정치권의 정쟁이 아닌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밝혀야만 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마저 야당의 억지주장이자 정쟁으로 몰면서 청와대 발 ‘개헌쇼’처럼 국회 파행의 책임도 야당에게 묻겠다는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은 ‘드루킹 특검’은 수용하되 판문점 선언도 국회 비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의 회의에서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5월 국회의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며 “5월 국회는 판문점 선언의 비준과 산적한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국회가 돼야지 한국당을 위한 방탄 국회가 돼서는 안 된다. 민주당 역시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드루킹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조건 없는 5월 국회를 주장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판문점 회담으로 남북관계에 봄이 왔다. 그러나 여의도는 여전치 ‘춘래불사춘’”이라며 “4월 국회도 빈손으로 끝내게 되었고 5월 임시국회를 앞둔 상황에서 우리 여의도 여야정가가 남북관계 최근의 모습에서 배워야 될 게 바로 그 점이다. 합의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처리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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