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기존의 획일화된 여성 이미지를 강화하는 내용과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프로그램이 계속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사진=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26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와 함께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 후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된 어린이 프로그램 112개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등장인물 성비와 성별 역할을 분석한 결과 주로 남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등장인물을 보면 여성 31.9%(332명), 남성 56.5%(588명), 기타 11.6%(121명)로 남성이 많았다. 또 주인공 역할 또한 여성 31.6%(108명), 남성 57.9%(198명), 기타 10.5%(36명)로 남성이 많았다.

성차별적 내용(54건)은 성평등적 내용(10건)보다 약 5배가량 많았다. 주로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내용이다.

한 프로그램에서 남성 캐릭터는 창의성을 발휘하여 실수를 만회하는 능력자 역할을 하는 반면, 여성 캐릭터는 청소와 요리 등 가사노동에 헌신하는 인물로 성별에 따른 노동 영역을 구분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은 가족들이 손님과 함께 식사하는 장면에서 엄마 캐릭터만 앞치마를 두르고 식탁 옆에 서서 가족과 손님의 음식을 챙기는 장면을 통해 가사노동에 대한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미디어의 영향력에 더해 사용자들이 영상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은 왜곡된 고정관념을 답습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 및 제작자들은 사회적 권한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성평등한 관계와 다양성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제작‧보급할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6월 정기·수시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내용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개선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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