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곧 네 번째로 북한을 방문해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을 타개할 ‘빅딜’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 당국자들에게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온데다, 북한과 미국 모두 정상회담 이후 각자 ‘성과’를 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폼페이오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언급한 것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실었다. 그는 “강 장관(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월요일 열린 남북고위금 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설은 대북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서 출발했다. 그는 지난 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보낸 친서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제안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부터 미국과 북한 실무진이 판문점에서 폼페이오 방북을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고 알려지며 폼페이오 방북설은 더욱 고조됐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달 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북한을 방문할 경우 ‘북한과 대화해도 성과가 없다’는 그동안의 비난여론을 상쇄시킬만한 ‘빅딜’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미 국방장관이 다시 북한으로 향한다는 것 자체가 북미간 사전 실무협상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 이번 방북에서 지난 3차 방북 당시처럼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큰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성과없는 방북은 폼페이오 장관에게도 부담이다”라며 “방북이 성사되면 적정 수준의 성과가 이뤄질 기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이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 이전에 북미회담에 따른 성과를 보여야한다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있다.

이에 이번 폼페이오 방북을 통해 미국은 ‘핵 리스트’라는 비핵화 성과를, 북한은 ‘종전선언’이라는 체제보장 성과를 맞교환한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실제로 미국과 북한은 물밑에서 활발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과 대화는 정례적인 일이 되어 간다”면서 “분명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에 대한(비핵화)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과 미국은 최근까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비핵화 협상에 큰 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은 확실한 비핵화 없이는 제재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유해송환과 미사일시험장 폐쇄 등 ‘행동’에도 미국이 제재완화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내달 평양에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도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연계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13일 남북관계 개선은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와 같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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