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0일 낮 12시 55분께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89명은 헤어진 가족과 친지를 만나기 위해 상봉장소인 금강산에 도착했다. 이들은 금강산 온정각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3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만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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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방문단은 전날(19일)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모여 이산가족 등록과 방북교육 등을 마치고 이날 오전 8시35분께 금강산행 버스에 올라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방문단을 배웅하며 “마음이 다들 급하신 것 같다. 워낙 급하신 마음에, 어서 출발하시고 싶은 마음에 버스도 빨리 타고 싶으실 것”이라며 “건강히 다녀오시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는 이산가족 당사자와 동행 가족까지 모두 534명(1차 197명, 2차 337명)이다. 20일~23일은 남측 이산가족들이 북한에 방문해 1차로 가족을 만나고, 24~26일은 북측 이산가족(83명)이 남측을 방문해 2차로 만난다.

이날 남측 이산가족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형과 함께 북측의 조카를 만나는 이병주(90) 할아버지는 “너무 설레서 잘 못 잤지요. 늙어서 일찍 깨기도 하지만…”이라고 말하고 환하게 웃었다. 북측의 이복 여동생들과 상봉하는 신종호(70) 씨도 “어제 9시 못 돼 잠들고 오늘 새벽 3시에 일어났다”면서 “몸은 어디 아픈 데 없이 좋다. 거기 가서도 좋아야지”라고 말했다.

북측 조카와 만나는 이관주(93) 할아버지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에 우리 조카를 만나면 죽을 날만 받아놓은 것”이라며 “이번에 우리 아들을 데리고 같이 가는데 그 이유가 있다. 형님 자식들 이번에 만나면 이쪽 남쪽 내 자식하고 그쪽 조카들하고 서로 사촌지간 아니겠나. 우리가 죽어도 남과 북 사촌끼리 맺어줘야 하니까”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남측 상봉단을 태운 버스는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북측 통행검사소에서 심사를 받는다. 이때 방북인원 전원이 버스에서 내려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앞서 남북은 상봉단 인원이 고령이어서 거동이 불편한 점을 들어 버스에 탄 채로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합의했다.

1차 상봉행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금강산 호텔에서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3일동안 열린다. 첫날 저녁 7∼9시에는 북쪽에서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여한다.

둘째날에는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개별상봉 시간이 주어진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외금강호텔에서 열리며, 객실에서 1시간 가량의 가족 식사도 할 수 있다. 이후 상봉단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부터 2시간동안 금강산 호텔에서 단체상봉 행사에 참여한다.

마지막날인 22일은 금강산호텔에서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작별상봉을 한다. 이렇게 남북 이산가족은 총 11시간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한편,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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