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일자리정책 불충분…자리 걸고 임하라”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결과를 놓고 보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고용지표가 최악으로 치닫는 ‘고용쇼크’에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는 ‘정책 불충분’이라는 질타였다. 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고용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마음이 매우 무겁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좋은 일자리 늘리기를 국정 중심에 놓고 재정과 정책을 운영해왔지만, 이 같은 정책이 불충분했다는 것.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정부와 경제부처의 ‘팀워크’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책에서 무엇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난관보다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가 완벽한 팀워크로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9일 긴급하게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미묘한 입장차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용쇼크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 김 부총리는 “필요할 경우 관계부처, 당과 협의해 (경제정책을) 수정하는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반면 장 실장은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상충된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두 경제수장의 ‘불화설’까지 불거지며 청와대와 정부가 경제정책을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두 경제수장의 발언은)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두 분이 하신 말씀이 어떻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까지 똑같은 말씀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장하성 실장이 하신 말씀은 '우리 정부의 정책기조와 철학, 흔들림 없이 간다'는 점을 말씀한 것이고, 김동연 부총리는 '그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면서 풀어가겠다'는 말씀으로써 서로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정부정책이 완벽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매달 발표되는 고용상황을 보면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내는 분야가 있는 반면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부족한 분야가 있다. 또 고용상황이 좋아지는 분야와 연령대가 있는가 반면, 고용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분야와 연령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와 산업구조 조정, 자동화와 온라인쇼핑과 같은 금방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고 특히 고용상황이 어려운 분야와 연령대에 더욱 다양하고 강력한 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또 “민간분야의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위한 규제혁신과 공정경제 강화에도 더욱 속도를 내고 국회의 협력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와 내년도 세수전망이 좋은 만큼 정부는 늘어나는 세수를 충분히 활용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주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