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자회사 '까사미아' 라돈사태로 품질경영 생채기...회수도 지지부진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국정감사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정기국회이며 집권 1년에 대한 첫 국감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적폐 근절’ 기조가 국감으로 이어져 재벌 대기업을 겨냥한 여야의 송곳질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국감 주요 안건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총수와 임원이 증인 명단에 포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국감에 등장할 기업 관련 이슈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필두로 갑질 이슈가 여전히 뜨거운 만큼 올해 국감에서도 하도급, 노동 이슈가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라돈침대’, ‘BMW포비아’ 등 국민안전을 위협한 기업들도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까사미아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까사미아 홈페이지 갈무리)

까사미아 ‘메모텍스 토퍼’ 라돈 기준치 이상 검출

대진의 라돈 침대 사태가 발생한지 100여 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지난 달 27일 중견 가구업체 ‘에넥스’의 매트리스 제품에서도 라돈이 검출되면서 다시한번 ‘라돈포비아’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는 것. 이번 라돈 사태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당 기업들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지난 1월 인수한 ‘까사미아’에게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까사미아의 제품 시료 13개를 분석한 결과 토퍼(깔개) 2개와 바디필로우 1개 제품에서 기준치의 최대 2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원안위는 즉각 해당 제품에 대한 회수 명령을 내렸고, 까사미아는 다음 날인 31일 리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라돈이 검출된 상품은 자사 침구세트인 ‘까사온 메모텍스’로 2011년 CJ오쇼핑(현 CJENM 오쇼핑부문)을 통해 약 1만2395세트가 판매됐다. 하지만 리콜이 진행되고 있는 8월 초 리콜 대상 토퍼 3000개가 추가로 확인되며 논란이 일었다. 추가 제품은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삼성화재 임직원몰 등에서 판매됐다.

소비자 불신 여전

대진침대의 라돈 파문 이후 가구업계는 앞다투어 ‘선긋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고객의 안심을 위해 제품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안전하다’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도 나서서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그 중 목록에는 까사미아 제품은 없었다. 단종된 제품에 한해서는 조사가 미비했기 때문. 까사미아가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소비자 제보를 받은 후였다.

까사미아는 지난 5월 라돈 사태 이후 현재 판매 중인 제품 및 단종된 상품 중 샘플 확보가 가능한 제품에 한해 안정성 조사를 벌였다. 역시 ‘문제없다’라는 결과를 받았지만 이 조사 자체에도 불신이 가득하다. 샘플 확보가 어려운 제품의 경우 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것. 고스란히 피해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또한 리콜 과정에서 회사 측의 대응 방식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상품 판매 7년이 지난 시점에서 구매 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어야만 환불‧교환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환불과 교환 이외에 다른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어떠한 말도 하고 있지 않아 생색내기식 리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당 제품의 회수율이 전체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늑장 회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

"홈퍼니싱 대표 기업되겠다" 출사표에 구겨진 체면..국감서도?

까사미아는 지난 1월 신세계그룹의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주도로 신세계그룹에 인수합병됐다. 신세계 측은 까사미아 주식 92.4%를 1837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들이며 홈퍼니싱 시장 진출에 나섰다. 현재 까사미아 대표는 3월부터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겸직중이다.

그러나 이번 라돈 파문으로 인해 신세계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홈퍼니싱 사업은 날개도 펼쳐보기 전에 불가피한 악재를 만나게 됐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인수하기 이전의 제품들로 인해 홍역을 치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까사미아’를 끌어안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사태에 대한 책임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일 가구업체 에넥스의 라돈 검출로 인해 라돈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고, 다음달 열릴 국정감사에서도 라돈 침대는 감사 대상에 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기업 대표들의 국감 출석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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