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어린이집 교사가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리고, 일부 '맘 카페'에 신상까지 공개돼 투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당 교사에 대한 '마녀사냥'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2시 50분께 김포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30대 보육교사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14층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에는 "어린이집 원생 B군에게 미안하다"라며 "다른 교사에게 피해가 가질 않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어린이집 원생을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11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에서 열린 어린이집 가을 나들이 행사 도중 B군을 밀치며 학대를 했다는 것이다.
당시 B군은 A씨에게 안아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돗자리를 정리하고 있던 A씨는 B군에게 청소 중이어서 안아줄 수 없다고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B군이 밀려 넘어졌다.
이 같은 사실은 곧장 지역 맘 카페로 퍼져나갔다. 카페 회원들은 분노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A씨의 신상을 털기도 했다.
이후 A씨는 B군의 학부모와 합의를 했다. 하지만 B군의 이모라고 주장하는 C씨가 A씨에게 계속해서 거세게 항의했다고 전해졌다. 심지어 C씨가 A씨에게 물을 뿌리거나 무릎을 꿇게 하기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의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동료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은 "사랑하는 동료를 잃었다. 견학 날 교사에게 안기려 한 아이를 밀치고 돗차리를 털었다고 마녀사냥이 시작됐다"고 개탄했다. 이어 "원장과 부원장, 교사가 모두 B군의 이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며 "하지만 이모는 오히려 더 소리를 질렀다"고 덧붙였다.
한때 아이를 A씨에 맡긴 적이 있다는 또 다른 누리꾼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다"며 "그게 아동학대라면 나는 수없이 더한 학대를 하며 아이 둘을 키워온 것이다. 억울한 죽음이 더이상 없길 바란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한편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A씨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5일 오전 10시 40분께 3만 9,599명의 지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