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17일 경찰이 일명 ‘혜경궁 김씨’ 사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인 김혜경씨를 트위터 소유주로 지목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혜경궁 김씨 사건은 트위터 아이디 ‘혜경궁 김씨(@08_hkkim)’가 이재명 지사의 정치적 경쟁상대를 비난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려왔는데, 그 소유주의 정체가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씨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혜경궁 김씨는 지난 4월 이 지사의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상대인 전해철 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세간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전 의원은 “저에 대한 아주 악의적인 비난이 있는 트윗 계정 하나가 온라인상에 다니고 있어서 확인을 했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패륜적인 내용도 담겨 있었다. 계정의 주인이 누구인지, 왜 그런 패륜적인 글을 썼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혜경궁 김씨는 지난 2013년 만들어진 계정으로, 특히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내 논란이 일었다. 이 계정 소유주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되면 꼭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꼭 보자” “문재인이나 와이프나 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걱정 마 이재명 지지율이 절대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 테니”는 등의 글을 올렸다.

원래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이름은 ‘정의를 위하여(@08__hkkim)’지만, 누리꾼들은 해당 계정의 소유주가 성남 분당에 거주하고 여성인 점, 아들을 군대에 보낸 점, S대 출신인 점, 음악을 전공한 점 등을 들어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의심, ‘혜경궁 김씨’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에 원래 트위터 이름보다 ‘혜경궁 김씨’라는 이름이 더 많이 알려졌다.

경찰 ‘합리적 의심’ vs 이재명 ‘망신주기’

이날 경찰은 오는 19일 김혜경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이 혜경궁 김씨를 김혜경씨로 지목한 결정적 이유는 ‘휴대폰 변경 시점’과 ‘사진 업로드 시점’ 두 가지다.

먼저 경찰은 트위터 글 아래에 ‘안드로이드폰에서 작성된 글’이라고 찍히던 부분이 지난해 7월 중순부터 ‘아이폰에서 작성된 글’로 바뀐 점을 주목했다. 해당 시기는 김혜경씨가 안드로이스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 2014년 1월15일 오후 10시 40분 경 김혜경씨가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도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라는 주장을 뒷받침 해준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이 사진은 이 지사가 수십년 전 어머지와 단둘이 찍은 ‘희귀사진’으로, 이 지사의 지인이 아니면 쉽게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혜경궁 김씨는 김혜경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사진을 올린 뒤 10분 만에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이 지사는 이로부터 10분 뒤 자신의 계정에 사진을 올렸다.

경찰은 이와 비슷하게 김혜경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진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동시에 올라온 것도 두 인물이 동일하다는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18일 이 지사는 트위터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사진을 올렸는데, 혜경궁 김씨는 다음날 12시47분에 같은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김혜경씨는 동일한 사진을 오후 1시에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리면서 캡쳐 시간은 ‘12시47분;이었다. 혜경궁 김씨가 사진을 올린 지 불과 수십 초만에 해당 사진을 캡쳐한 셈이다.

경찰은 이처럼 여러 수사기법을 동원해 우회적으로 문제의 계정 소유주를 추적한 끝에 김 씨가 이 계정을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지사는 경찰의 주장을 두고 ‘허접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내가 원본 사진을 손으로 잡아 찍어 카카오스토리에 공유한 지(손가락이 찍힘) 10여분 후 그 사진이 트위터에 공유됐다. 트위터 계정주는 아내 카카오스토리를 볼 수 있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아내는 경선에서 패한 남편 대신 진심을 다해 김정숙 여사를 도왔고, 우리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지금도 우리부부는 문재인정부 성공이 국가발전과 이재명성공의 길이라 굳게 믿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트위터 글은 조사 착수도 안하는게 보통인데, 이 트위터 글 때문에 대규모 전담수사팀이 구성된 건 대상자가 이재명 아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저희가 @08__hkkim 계정 내용을 가지고 있지 못해 분석을 못하고 있고, 경찰이나 저들이 주장하며 내세우는 것에 반박 정도 밖에 못하고 있다”며 “카카오스토리 글과 트위터 글을 비교하거나 트위터글 내용을 보아 제 아내 김혜경이 아니라고 볼 자료를 발견하면 제보 바란다”고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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