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해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예술, 스포츠 등 전 분야에서 격변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사건이 빠르게 변화해 이슈를 따라가기에도 벅찬 한해였다. 굵직굵직한 사건들 속에서는 감동과 기쁨, 슬픔과 분노 등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모아졌던 올해의 사건에는 어떤 게 있을까. 2019년 황금돼지의 해를 맞이하기 전 뉴스포스트는 한 해를 돌아보며 사회 분야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성희롱·성폭행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5월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주관 제13회 들불상 시상식에서 한국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수상자로 선정돼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5월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주관 제13회 들불상 시상식에서 한국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수상자로 선정돼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사회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고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리는 등 2차 가해를 당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고발 소식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에서나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1월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이었던 서지현 검사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10년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당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

서 검사의 용기에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은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월에는 '연극계 거물'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거리 연출 감독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전 감독은 9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는 등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최초로 징역형에 처한 사례로 남았다.

극단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미투 운동의 바람은 거셌다. 김기덕 감독, 배우 조재현 등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여론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들을 계기로 영화계 내에서는 여성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영화계 내 성폭력 반대'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치권 역시 미투 운동을 피해갈 수 있었다.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전 비서 김지은 씨는 그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였던 안 전 지사는 성폭력 사건 피의자로 전락했고,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났다.

2018년 새해 초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은 5월 유튜버 양예원 씨가 스튜디오 성폭력을 고백한 사건, 6월 홍대 몰카 사건으로 촉발된 불법 촬영물 문제, 올해 하반기 교사들의 성추행·성희롱을 폭로한 '스쿨 미투' 등 연말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의 성폭력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지만,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마련된 법안들은 대부분 국회에 계류 중이고, 가해자들이 처벌 받은 사례는 이 전 감독 등 일부에 불과하다. 

미투로 시작해 미투로 끝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2018년. 다가오는 새해는 곪을 대로 곪았던 한국 사회 성폭력 문제가 뿌리뽑힐 수 있을지 모두가 지켜봐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