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유튜브 방송 ‘TV 홍카콜라’가 개국 하루를 앞둔 17일 구독자 1만2천여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한 홍 전 대표는 자신이 소속된 한국당에서의 활동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독자노선’을 걷는 길을 택했다.

(사진=TV홍카콜라 영상 캡쳐)
(사진=TV홍카콜라 영상 캡쳐)

보통 정치인의 정계 복귀는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복귀 사실을 알리고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 요직을 맡아 활동하는 것이 일반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지난달 31일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며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계 복귀를 공식화하고 유튜브 채널을 자신의 주력 정치 무대로 삼았다. 당시 홍 전 대표는 정계복귀 선언문에서 “12월 중순 TV홍카콜라를 통해 그동안 못다 했던 내 나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펼치고 프리덤 코리아를 통하여 이 땅의 지성들과 네이션 리빌딩(nation rebuilding)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미디어에 대한 불신

홍 전 대표가 유튜브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자신의 주된 지지세력인 보수층에서 ‘유튜브 열풍’이 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수 유튜브 상위 5개 채널들은 전체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다. ‘신의 한수’는 17일 현재 구독자수 41만8천여명으로 유튜브 보수채널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재 TV는 구독자 32만5천여명, 황장수의 뉴스브리핑은 29만6천여명이다. 조갑제TV·고성국TV는 각17만9천여명·17만여명이 구독 중이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통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구독자 수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보수층이 기존 미디어에서 유튜브로 시선을 돌린 것은 지난 2016년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부터다. 당시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던 종편채널 역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일조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유튜브 보수 채널로 대거 유입된 것.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심경을 언론사가 아닌 유튜브 채널 ‘정규재 TV’에 단독으로 밝힌 것도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홍 전 대표 스스로도 그동안 언론에 대한 불신을 끊임없이 드러내왔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가 페이스북을 일기처럼 매일 쓰는 것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도권 언론의 편향성 때문”이라며 “TV홍카콜라를 개국 하는 것도 이 나라 방송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내가 하면 악담이라고 제목 다는 것이 일부 기자와 언론의 현주소”라면서 “그래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이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당’ 대신 ‘독자노선’ 선택

‘친정’인 한국당 내부에서 홍 전 대표의 복귀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홍 대표가 유튜부로 돌아선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홍 전 대표의 정계 복귀는 예전부터 기정사실화되어 있었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후 미국으로 떠나면서 ‘페이스북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약 한달여만에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페이스북으로 전해왔다. 지난 9월 귀국해서는 각종 정국 현안이나 의제에 대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혀 정치권 복귀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막상 정계에 복귀하자 한국당 지도부에서부터 ‘선 긋기’에 나섰다. 홍 전 대표가 귀국을 앞둔 지난 9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홍 전 대표는) 평당원 중 한 분이다. 솔직히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 역시 방송 등을 통해 “자연인 홍준표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이렇게 살아가시는 것이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와 제1야당으로써 관계를 가져가는데 결정적인 영향력 행사하는 이건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인적쇄신을 위해 진통을 겪고 있던 터라 당내에선 홍 전 대표의 행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짙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당내에서는 홍 전 대표에 관심이 없고, 그의 복귀에 대해서는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지방선거 참패로 당이 비대위 체제가 됐는데 이 상황을 만든 게 홍 전 대표다. 지금은 홍 전 대표가 뭘 하든 관심 없지만 당대표에 출마한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당은 보수층 지지가 강한 홍 전 대표를 완전히 내칠 수도 없는 처지다. 이에 홍 전 대표는 확실하게 자신의 지지층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방법으로 유튜브 방송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홍 전 대표는 17일에도 “지난 탄핵 때 무수히 쏟아낸 허위 과장 기사가 사회적 흉기가 돼 한국 사회 전체를 헤집어 놓고도 그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여전히 가짜기사로 도배하는 일부 언론을 보노라면 암담한 대한민국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TV홍카콜라는 사회적 흉기로 변한 일부 사이비 언론을 한국사회로부터 추방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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