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유난히 힘들었던 경제 상황에 올 한해 산업‧유통업계 역시 굵직굵직한 이슈들도 진통을 겪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연초부터 이어진 BMW 차량 화재의 원인이 설계 결함으로 밝혀지며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됐고, 통신업계는 세계 첫 5G 상용화를 선포했지만 안전‧보안 문제라는 숙제를 남겼다. <뉴스포스트>가 올해 있었던 산업‧유통계의 10가지 이슈를 되짚어봤다.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⑥ 불타는 BMW…원인은 설계 결함?

연초부터 이어진 BMW 디젤차 화재 논란은 원인이 설계 결함으로 밝혀지며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올해 BMW 차량에서 처음 화재가 발생한 것은 1월 2일이다. 이후 폭염과 함께 7월 20번째 화재가 발생하자 국토교통부는 그제서야 교통안전공단에 BMW 화재 원인 조사를 지시했고, 같은 달 26일 BMW 10만6317대의 자발적 리콜을 발표했다. 이에 BMW 측은 독일 본사 임원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결함 원인을 해명하고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차량 화재 사고는 여전히 계속됐다.

8월 9일 36번째 화재가 발생한 이후 BMW 차주들은 사측이 결함을 은폐하고 있다며 회사를 고소했다. 국토부는 리콜대상 차량의 운행정지 명령이라는 초강수를 뒀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조사단이 발표한 공식 화재 원인은 ‘EGR(엔진 배기 가스 재순환 장치) 냉각기 내 끓음 현상’이다. 이는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 것으로 사측이 화재 원인이라고 밝힌 부품(바이패스 밸브) 문제와는 다른 조사결과였다. 또한 조사단은 BMW측이 이미 3년 전 화재 결함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축소했고 리콜 결정 이후에도 화재위험 차량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사후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고 봤다.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BMW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112억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⑦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대장균 검출 논란

지난 10월에는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식약처로부터 회수조치 및 판매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대상은 해당 제품 뿐만아니라 캔햄 전 제품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자체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진행된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류영진 식약처장이 해당 제품에서 검출된 세균은 병원성 출혈성 식중독균이 아닌 일반 대장균이라고 밝히며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조과정이 아닌 검사기관에서 세균 오염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멸균 제품에서는 일반 대장균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1일부터 런천미트 제품을 조사한 충청남도 동물위생시험소 현장점검을 시작했다. 이후 대상은 11월 말부터 캔 햄 46건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 이상 없음을 발표하고 전 제품에 대한 생산‧판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현장점검 결과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만한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조차 해당 대장균이 어느 경로를 통해 검출됐는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미궁속에 빠진 런천미트 대장균 검출 논란에 대상의 브랜드 가치가 심하게 훼손됐다는 평가다.

현재 대상은 충남도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⑧ 하반기까지 이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지난달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결론 짓고 대표이사 해임 권고 및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주식매매가 정지되고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도 받게 됐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은 지난 2016년 참여연대가 금융감독원에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자료 공시 관련 질의서를 발송하며 시작됐다. 지난 2015년 말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하며 기업가치가 3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성장한 것에 의혹을 제기한 것.

금감원은 지난해 3월말 삼성바이오 특별감리에 착수했고 지난 5월 삼성바이오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했다며 증선위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후 6개월만인 지난 11월 증선위는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10일 삼성바이오의 상장 유지를 최종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과 투명성, 투자자 보호 측면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진다. 삼성바이오는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에 증선위가 내린 행정처분을 모두 취소하고 법원 판단이 나올 때 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낸 상태다.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⑨ 작은 화재가 도시를 집어삼켰다…KT 아현지사 화재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은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서울 충정로 KT빌딩 지하 1층 통신구에서 시작됐다. 화재로 인해 서울시 서대문구‧중구‧마포구‧용산구‧은평구‧경기 고양시 일대 KT 통신망이 마비되며 주말 동안 통신 대란이 발생했다.

당시 화재로 KT망을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은 유‧무선전화, 인터넷, IPTV 등을 정상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카드결제기가 먹통이 되면서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또한 경찰청, 소방서, 국방부 등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 마포에서는 70대 노인이 쓰러졌지만 통신장애로 119 신고가 지연되면서 결국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KT는 즉각 피해 보상안을 내놨지만 잡음은 여전한 상태다. 피해 소상공인들은 KT 불통피해 상인 대책위원회를 꾸려 피해 사례를 수집중이다. 이들은 KT에 실질적인 피해보상책을 요구하며 공동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는 첫 5G 상용화가 이뤄지기 약 1주일 전에 발생해 통신망 안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사고가 됐다. 전문가들은 “5G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면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통신 안정성이 보장되는 방지책 마련에 정부와 기업 모두가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⑩ 대한민국, 세계 최초 ‘5G 상용국’ 되다

지난 12월 1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6월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총 3조6183규모의 주파수를 낙찰받고 12월 1일부터 서울과 수도권 및 주요 광역시 거점에서 5G 상용 전파를 발사했다.

이로써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성공적인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이동통신업계는 세계 최초로 '5G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5G는 초광대역, 초저지연, 초연결이 특징이다. UHD 초고화질 영상, 가상‧증강현실(VR‧AR), 홀로그램 등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와 드론, 자율주행, AI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체험 할 수 있다.

이번에 개시된 서비스는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 장치)를 이용한 것으로 기업 전용이다. 일반인들의 5G 체험은 내년 3월 출시되는 5G 스마트폰을 통해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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