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일본 방위성이 최근 발생한 한일간 ‘레이더 갈등’에 10여개 언어로 번역한 성명서를 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방위성은 우리 군사당국과 해당 사안을 논의하기로 하고 일방적으로 초계기 영상을 공개하는 등 ‘국제여론전’에 나선 바 있다.

(사진=국방부 유튜브 캡쳐)
(사진=국방부 유튜브 캡쳐)

21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방위성이 국제사회에 일본 초계기 활동의 정당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은 우리나라 측 주장에 반박하는 성명서를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9~10개 언어로 번역해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산케이 신문에 “아무리 엉터리 논리라도 국제사회에선 목소리가 큰 쪽이 이긴다. 사실을 바탕으로 일본의 초계기 활동의 정당성과 한국의 허위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은 논점을 바꿔 과대하게 전파하는 정보전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일간 레이더갈등은 지난해 12월 우리 군의 광개토대왕함이 북한 조난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당시 일본 방위성은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P-1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 군은 사격통제 레이더를 비추지 않았고, 광학카메라만 가동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가 오히려 광개토대왕함에 저공 위협비행을 했으니 사과하라”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일본 초계기는 구조활동을 하고 있던 광개토대왕함의 오른쪽 500m 거리에서 150m 고도로 통과했다.

한편, 한일 양국은 지난 14일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과 일본 대사관을 오가며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실무협의를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당시 일본 측은 이번 논란의 핵심인 레이더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았고 오히려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체계정보 전체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기록된 전파 신호음을 한국 해군 구축함 레이더 조사의 증거라며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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