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서울 지역 택시 요금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인상됐다. 택시 운전기사들은 새 미터기를 달지 못한 채 운행했고, 시민들은 오른 택시비에 불만을 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18일 오후 미터기 교체 작업이 실시된 서울 마포구 난지천공원 주차장에으로 택시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오후 미터기 교체 작업이 실시된 서울 마포구 난지천공원 주차장에으로 택시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이날은 서울 지역 택시 요금이 인상된 후 돌아오는 첫 평일이다. 앞서 지난 16일 새벽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주간 3천 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거리 요금은 100원당 142m에서 132m로 10m가 줄었다. 시간 요금은 100원당 35초에서 31초로 4초가 줄었다. 심야 요금은 20% 할증이 붙어 3,600원에서 4,600원으로 올랐다.

택시 요금이 오른 후 첫 평일인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27)모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서울 양천구 인근에 위치한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평일 아침 택시를 매일 이용한다. 복잡한 지하철 환승구간을 이용하는 것보다 택시를 타는 게 더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달라진 출근길 택시 요금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본지에 "이전보다 택시 요금이 1천 원 이상 올랐다"며 "매일 택시를 이용하는데, 경제적 부담이 커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볼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요금 인상이 주말부터 인상되는 탓에 생긴 혼란도 적지 않았다. 김씨는 "새 미터기를 달지 못한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며 "택시 운전기사 분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는 내용을 따로 설명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이번 요금 인상 이유는 택시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1, 2월 '카풀 반대'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문제 해결을 주장하며 택시 기사들이 분신하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바 있다.

서울시는 6개월간 사납금을 동결하고, 인상분의 80%를 월급에 반영해 요금 인상 효과가 실제 기사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택시 기사들의 처우는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개선 방식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씨는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지 않을 경우 임금 개선 문제는 회사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가 같은데, 소비자 요금을 높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28)모씨는 "택시 기사 분신 사건도 그렇고, 기사들의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면 '요금 인상과 같은 불편은 감수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승차거부나 불친절 등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불만을 제기해 온 택시 서비스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서울 택시 승차 거부는 한 해 1,083건이다. 서울시는 2년 동안 승차 거부가 3건 이상 적발되면 자격을 취소하는 등 요금 인상과 함께 승차 거부 단속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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