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이후 8개월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났다. 이날 양 정상은 단독회담과 친교만찬을 포함해 약 140분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눴다. 당초 친교만찬은 90분으로 예정됐지만, 18분여를 넘겨 종료됐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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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오후 6시28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이 서 있는 포토존에 선 양 정상은 약 9초간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팔꿈치를 토닥이자 김 위원장도 함께 토닥이는 스킨십을 나누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불신과 오해의 눈초리도 있고 적대적인 것들이 우리가 가는 길 막으려고 했지만 우리는 그걸 잘 극복하고 해서 다시 마주걸어서 260일만에 하노이까지 걸어왔다”며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보다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이 자리를 가질 수 있어 영광이다. 베트남이라는 국가가 저희를 위해 레드카펫을 펼쳐줬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는 성공적인 1차 정상회담 가졌다. 저는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조금 더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며 덜 만족스럽다는 평도 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1차 정상회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1차 회담 이상으로 성공적이고 또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저희의 관계는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차례 얘기하는데 북한은 굉장히 경제적인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환담 이후 자리를 옮겨 1대1 단독회담에 돌입했다. 약 20분간의 단독회담 후 오후 7시경 부터는 친교만찬이 진행됐다. 북측은 김 위원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참석했고, 미국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딱붙어 앉은 김정은-트럼프

이날 만찬에서 양 정상은 상당히 가깝게 자리했다. 이들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농담을 주고받는 등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찬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최고의 사진작가다. 우리 잘 나오게 찍어달라”고 농담하는 한편, 김 위원장은 이전에 있던 단독회담을 거론하며 “30분 동안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화록에 돈이라도 낼 수 있을 정도”라고 거들었다.

이후 만찬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당초 만찬 예정시간은 1시간30분으로 8시30분경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18분여를 넘겨 진행됐다.

이날 만찬 메뉴는 ‘햄버거’는 아니었지만, 싱가포르 회담 때와 비슷하게 북한과 미국 음식이 조화를 이뤘다. 로메인 잎에 싸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 아보카도 샐러드, 레몬과 허브를 곁들인 새우 칵테일이 전채음식으로 나왔고, 메인 메뉴는 마리네이드된 등심구이와 배속김치였다. 디저트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초콜릿 케이크와 수정과가 제공됐다. 이날 만찬에 주류나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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