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박영선·행안 진영·통일 김연철·해수 문성혁
문체 박양우·과기 조동호·국토 최정호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8일 문재인 대통령은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해 취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으로 초대 장관이 그대로 남은 곳은 법무부·보건복지부·외교부 등 3곳이다. 이에 18개 부·처 장관이 대부분 교체된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 구성은 지난해 8월 30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등용되며 닻을 올렸다. 당시 5개 부처 개각이 이뤄졌고, 같은해 11월 9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으로 경제라인이 교체됐다.

이번 개각으로 장관이 교체되는 곳은 행정안전부,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7곳이다. 문 대통령의 인사교체 핵심은 ‘탕평’. 청와대에서는 여권 정치인 중 중도성향의 박영선 의원과 과거 ‘원조 친박’인 진영 의원을 발탁해 탕평의 의미를 살렸다는 자평이 나온다.

구체적인 내정자는 행정안전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박양우 전 문화관광부 차관, 통일부 장관에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조동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국토교통부 장관에 최정호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해양수산부 장관에 문성혁 세계해사대학 교수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7개 부처 장관을 내정했다. 왼쪽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내정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된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박양우 전 문화부 차관,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된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2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된 조동호 카이스트 교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된 문성혁 세계해사대학교 교수,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2019.03.08. (사진=청와대 제공)
왼쪽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내정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된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박양우 전 문화부 차관,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된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2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된 조동호 카이스트 교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된 문성혁 세계해사대학교 교수,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사진=청와대 제공)

 

박영선·진영 발탁, 협치 발판될까

가장 관심을 모든 국회의원 입각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4선 의원인 박영선 의원과 진영 의원이 각각 중기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영선 의원의 경우 일명 ‘친문’에서 한발짝 떨어진 인사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을 두고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 의원은 후보자 지명에 “문재인 정부 3년차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국 정착을 위해 ‘중소벤처기업 중심경제’로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요즘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 창업벤처기업가, 중소기업,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영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초대 보건복지부장관 등을 지낸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당시 진영 의원은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 지급 정책에 반대하며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가 6개월만에 장관직을 내려놨다. 이후 진 의원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4선에 성공했다.

진영 의원은 “지난 17년 간 노력해왔던 지방자치발전을 이번에는 한 단계 매듭지어야 할 때다. 자치분권이 핵심과제”라면서 “행안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과제로 해야 한다. 국민안전을 보장하고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정책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이 자리에서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의원입각’ 줄이고 ‘전문가입각’ 늘렸다

이번 개각의 또다른 특징은 의원출신 대신 전문가들로 각 부처 수장 후보자를 선정한 점이다. 기존 문재인 정부 내각은 18개 부처 중 의원 출신 장관이 7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개각 인사가 국회를 통과하면 5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선정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의 경우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과 통일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지낸 전문가다. 김연철 원장은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인제대 교수 등을 지내며 남북관계 등 사안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북평고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 석·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최정호 전 전북 정무부지사는 정통 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과거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2차관을 지냈다. 경북 금오공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리즈대에서 교통계획학 석사학위를, 광운대에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각각 수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하마평이 오르던 우상호 의원 대신 관료 출신 박양우 전 문광부 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박양우 차관은 참여정부 때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냈고, 중앙대 부총장,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인천 제물포고와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영국 시티대에서 행정학·예술행정학 석사학위를, 한양대에서 관광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조동호 KAIST 교수가 내정됐다. 조동호 교수는 KAIST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C) 부총장, 한국통신학회장,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IT 분야 전문가로 서울 배문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인 문성혁 세계해사대학 교수는 현대상선 일등 항해사를 거쳐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서울 대신고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항만운송학 석사학위를, 영국 카디프대에서 항만경제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각이 기존 의원출신 4명의 장관을 여당에 돌려보내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차관급 2인은 식약처장에 이의경 성균관대 교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에 최기주 아주대 교수가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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